[CEO칼럼]타이타닉의 교훈

[CEO칼럼]타이타닉의 교훈

2002.11.27 14:27

[CEO칼럼]타이타닉의 교훈

요즘 들어 사회 각 분야에서 엄격한 윤리의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객 재산을 관리하는 금융기관은 임직원 개개인의 엄격한 도덕성이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중요하다. 철저한 윤리의식 없이는 고객과 회사간의 신뢰가 형성될 수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금융기법과 투자노하우 이전에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 도덕성은 증권회사의 경쟁력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덕목이다.

이같은 차원에서 최근 현대증권은 최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증권인의 직업윤리와 준법'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의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윤리의식 고취를 통한 전사차원의 윤리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되는 교육이니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중견 연기자가 광고에 출연해 만들어 낸 코믹한 유행어가 있다. '니들이 …를 알아?'라는 광고 카피(Copy)다. 희극적인 광고 내용에 사용된 카피지만, 크나큰 성취에 대한 자부심이 일견 베어있는 것 문구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나에게 또는 우리 회사에 대해 '니들이 직업윤리를 알아?'라고 묻는다면, 뭐라 답할 수 있을까?

어떤 기업이건 간에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 시작이자 끝은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회사를 크고 강하게 만드는 반면, 어떤 이는 하루 아침에 회사를 위기의 나락으로 빠뜨릴 수도 있다. 사람의 문제에 있어 특히 어려운 것은 회사를 강하게 만드는 사람이나 회사를 위기로 모든 사람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모든 조직 구성원은 이 극단의 양면을 다 포함하고 있다.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많은 기업들은 소위 뉴밀레니엄을 겨냥한 경영전략 및 중장기 프로젝트를 앞다퉈 발표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웅대하고 희망찬 미래상을 그렸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 역시 비전과 개인 능력이 우선시 됐음은 당연한 결과다. 비전과 개인의 능력만이 세계화의 격랑을 헤치고, 나아가 초일류기업으로 가는 나침반이며 지름길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미국에선 올해 주가 폭락을 야기시키며 월스트리트를 강타한 엔론의 분식회계 파문이 일었다. 미국이 세계에 내세우던 회계투명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줬다. 이어 유수기업들의 유사한 사건들이 줄지어 적발됐다. 직업윤리의식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데 대한 댓가는 굉장히 컸다. 지난 95년엔 233년의 전통을 자랑하던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 베어링이 지난 95년 단돈 1파운드에 팔렸다. 28세 젊은 청년의 사소한 도덕적 해이가 발단이 되었던 사건임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도덕성이 기업생존의 기본 조건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 자주 잊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윤리의식의 결여와 도덕 불감증이 빚어낸 일련의 금융관련 사고들은 진정한 경쟁력이 무엇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강력하게 시사해 준다. 단지 규모만 큰 회사가 아닌, 고객과 사회구성원으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으며 공익에 이바지하는 회사가 되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은 직업윤리의식으로 무장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이번에 현대증권이 실시하는 직업윤리 교육이 전체 증권업계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속적인 윤리 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업계 전반의 도덕성을 높히고, 이같은 노력이 고객들의 인정을 받는다면 증권업계 전체의 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화려한 선박이었음에도, 안전수칙을 무시한 도덕불감증으로 인해 처녀출항에서 침몰했던 타이타닉은 우리에게 강력한 가르침을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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