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북풍에 날아간 새해 꿈"

[내일의 전략]"북풍에 날아간 새해 꿈"

김준형 기자
2003.01.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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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북풍에 날아간 새해 꿈"

북한발 악재가 투자자들의 새해 단꿈을 완전히 깨놓았다.

전날 마감동시호가에서 나타난 옵션만기 충격을 회복하지도 못한 채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연말 폐장종가(627.55) 부근까지 되밀리면서 새해 사흘간의 소득을 모두 날려버렸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날 마감동시호가에서 9포인트 하락한데 따른 반동으로 장초반 한때 640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북한 불가침 공식 보장을 시사하면서 전날 미국 다우지수도 180.87포인트(2.1%) 급등한 8776.18로 마감, 국내 증시에 '미풍(美風)'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장중반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발표하면서 낮12시께 급락세로 돌변, 한때 620선마저 무너지는 충격을 보였다.

결국 이날 증시의 출발과 끝이 모두 북풍(北風)이었던 셈이다. 북한이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세계증시까지 움직인다는 말이 나올만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04포인트(0.32%) 하락한 628.3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거래소 급락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날에 비해 1.06포인트(2.21%) 급락한 47.00으로 장을 마쳤다.

◇ 개인투자심리 급랭

북한발 쇼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개인투자자였다. 북한의 NPT탈퇴소식이 알려지기 전에는 한 개인큰손이 삼성전자를 무려 20만주나 내다 팔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NPT 악재가 알려지자 개인들의 '팔자'가 확대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거래소에서 867억원어치를 순수하게 팔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87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시장이 낙폭이 컸던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탓으로 해석된다.

전날 옵션연계 매매로 추정되는 매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며 3366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이날은 저가매수를 위주로 518억원어치를 사들여 장의 버팀목이 됐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수, '컨트리 리스크'의 부각에 대한 우려보다는 '패닉'을 수익의 기회로 삼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도 비차익거래가 457억원어치 유입된데 힘입어 장후반 낙폭을 줄이는데 도움을 줬다.

외국인과 개인의 공방속에 거래량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7억주, 거래대금은 2조원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POSCO가 포함된 철강업 등 일부만 상승세를 유지했을뿐 대부분 급락했다.

전날 마감동시호가에서 1%이상 추가하락했던 삼성전자가 투자심리 악화에도 불구, 복원력을 바탕으로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POSCO KT도 수익확대 기대로 강세를 유지하며 시장을 지탱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기아차 LG카드 등은 매물을 이기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영풍산업 현대상사 해룡실리콘 등의 주가가 오른데서 보듯 전쟁관련주 같은 '틈새'종목들만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을뿐 개별종목도 맥을 추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하위를 가릴것없이 고른 하락세가 이어졌다.

◇ "지리한 장(場) 이어질 것"

지수 680을 한계로 피로감을 보여온 주식시장이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나기를 바라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10일 증시급락을 부른 북핵문제는 주변국들의 공조체제를 바탕으로 조기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론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는 거래지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증시로의 부동자금유입도 기대처럼 현실화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수급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좁아진 박스권을 바탕으로 지리한 장세가 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내심이 요구되는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장중 기록한 전저점 613선이 이미 코앞에 다가온 상태이지만 바닥에 대한 우려는 그다지 크지 않은 듯하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외변수 안정과 함께 연기금의 증시투입이 현실화되면 지수는 610선을 도약대 삼아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1차 반등에서 660선을 넘어서는 탄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역시 '장기전'쪽으로 기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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