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강남 집값 잡으려면...

[기자수첩]강남 집값 잡으려면...

남창균 기자
2003.08.06 12:54

[기자수첩]강남 집값 잡으려면...

서울 강남 집값이 한여름 주택시장을 달궈놓고 있다. 5.23대책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집값이 지난달 중순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대치동 우성아파트 등의 경우 대부분의 평형이 한달새 1억원 이상 올랐다. 재건축아파트인 은마와 청실아파트 또한 5000만원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지역의 집값 상승은 재건축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방학이사철 매매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내놓은 투기지역 지정의 `역효과'가 컸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

매도자들이 투기지역 지정에 따른 양도세 증가분을 매도가에 덧붙여 내놓은 것이 최근 집값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풀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실거래가 기준의 양도세 부과만으로는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양도세는 물론이고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와 재산세·종합토지세 등 보유세를 망라한 부동산 관련세금의 과표를 현실화해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것.

과표 현실화를 통해 왜곡된 거래행태를 바로잡고, 집값 상승분의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등 특단의 조치 없이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는 게 일선 중개업자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현재 시가 7억원짜리 은마아파트 34평형의 지방세 시가표준액은 2억20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매입할 때 부담하는 취득세와 등록세(5.8%)도 1300만원 정도밖에는 안된다.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경우도 6억원짜리 아파트가 1년에 20만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허술한 그물망을 쳐놓고 `노회한 고기'를 잡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다면, 양도세 뿐만 아니라 거래세와 보유세의 과표 현실화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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