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뢰가 빠진 노사합의

[기자수첩]신뢰가 빠진 노사합의

강미선 기자
2003.08.13 13:58

[기자수첩]신뢰가 빠진 노사합의

"뒤숭숭한 시기에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낸거죠. 노사가 서로 만족합니다" LG정유 노사가 기본급 6.2% 인상 및 성과급 230% 지급 등에 합의한 12일, 회사측이 그 소식을 전하며 한 말이다.

 

하지만 지난 7일 LG정유 노조가 파업을 결의할때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LG정유가 파업을 단행하게될 경우 이는 정유업계 최초의 파업으로 유류대란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러자 회사측은 다음날 곧바로 고졸 생산직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6200만원으로 전국 최고수준이고, 1억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도 3명이나 된다며 임금을 전격 공개하며 노조를 몰아부쳤다.

그러나 1억원 이상 근로자는 근속연수 30년 이상이어서 다소 무리하게 언론플레이를 한 측면이 있었다. 그만 큼 다급했던 셈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LG정유 노사는 힘겹게 합의점을 찾았다. 회사측은 "만족스런 결과"라고 자평했다. 반면 "신뢰요? 기대도 안합니다" 한 노조간부의 말처럼 노조의 심기는 불편하다. 

 

결국 LG정유 노사는 임금과 복리후생 문제 등에서는 합의점을 찾았지만 가장 중요한 '노사간신뢰'에는 여전히 금이 가 있는 것이다.

 

LG정유는 이날 노사협상 타결후 "2005년 세계 톱 5 콤플렉스 진입을 위해 노사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생산적 노사문화를 창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사협상은 이번 한번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일종의 연례행사이며 노와 사가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다. 세계 톱 5 콤플렉스라는 다짐이 '실현'되기 위해선 '신뢰회복'을 위한 노사의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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