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CID유료, 정통부 책임

[기자수첩]CID유료, 정통부 책임

윤미경 기자
2003.08.14 12:57

[기자수첩]CID유료, 정통부 책임

"파이팅!" "모처럼만에 기사다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계속 좋은 기사 부탁합니다."

본보에 '발신자번호(CID) 유료화 속임수'<12일자 1면> 기사가 나간 후 보기드물게 많은 격려메일을 받았다. 심지어 해외에 있는 독자들까지 격려메일을 아끼지 않았다.

결코 명문의 기사여서 보낸 격려메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기사를 읽고나서 격려메일을 보내지않으면 미쳐버릴 것같은 독자들이, 용기를 내서 보낸 메일일 게다. 알권리를 침해당해온 것에 대한 분노의 또다른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CID는 정확히 2001년 4월 한달간의 시범서비스를 거친 후 그해 5월부터 상용화됐다. 사업초기에는 월 3000~3500원이었다가, 후에 이통3사 모두 월 2000원씩 받아왔다. 2001년 5월부터 지금까지 CID서비스를 이용해온 휴대폰 사용자라면 그동안 대략 5만4000원이 조금 넘는 돈을 물었을 것이다.

"5만원쯤이야.."하고 하찮게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낸 것과 모른 채 요금을 내온 것은 엄연히 다르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폰에 CID가 기본 제공되는 기술이라는 것을 오늘에사 처음 알았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속았던 것이다. 정통부의 묵인하에 이통3사에게 소비자들은 '깜빡' 속았다. 오죽하면 분노섞인 격려글이 기자에게 쏟아지겠는가.

더구나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정부부처가 사업자들과 ‘한통속’이 돼서 국민을 속였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결국 정통부는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사업자들 배속을 채워준 셈이다.

정통부의 군색한 변명대로, CID를 상용화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사업자가 하는게 맞다. 그러나 정통부는 이 과정에서 최소한 국민들에게 CID가 CDMA에 기본 제공되는 기능이라는 것쯤은 알려줘야 했다. 그런데 정통부는 입을 다물었다. 누구를 위한 '침묵'인지 알 수 없다.

2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 정통부 담당자들은 현직에서 대부분 물러났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어물쩡 넘겨서는 안된다. 정통부는 반드시 책임소재를 묻고 그동안 국민을 속인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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