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불신만 키운 공청회
20일 대한투자증권 3층 한마음홀에서 열린 '증권선물시장 선진화 방안 공청회'는 엉망이 돼 버렸다.
재정경제부가 마련한 '증권·선물시장 선진화 방안 공청회'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예정보다 15분 늦게 열린 공청회는 한 노조원이 토론자 구성에 대해 강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무한정 지연됐다. 증권업협회의 한 노조원은 "박경서 교수 및 권영준 교수는 증권거래소 비상임위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들을 제외하고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된 새로운 토론자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예탁원의 또다른 노조원은 "이날 공청회는 명백히 법적인 절차를 위반했기 때문에 무효"라며 "패널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공청회 개최에 법적 문제가 없었는지 해명하고 공청회를 다음으로 연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석준 재경부 과장은 이에 대해 "이번 공청회는 정부 내부의 정책입안과정에서 외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으로 행정절차법상 공청회 관련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해 이날 공청회가 문제가 있음을 자인했다.
이 과장은 또 "그간 개편방안 수립과정에서 증권유관기관 등으로부터 개편방안의 주요 내용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왔다"며 "이날은 이들을 제외한 순수 이용자, 즉 투자자, 학계 및 언론계 등의 의견을 들어보는 토론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재경부가 참석자에게 배포한 자료에는 분명히 '공청회'라고 적혀 있었다.
한 노조원은 추후에 증권유관기관, 즉 이해당사자들이 전원 참여하는 정식 공청회를 다시 개최할 것을 이석준 과장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정식 공청회를 다시 개최할 것"을 약속한 이 과장의 답변이 있은 후에야 이날 토론회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예정보다 1시간 이상 지연된 후였다.
통합거래소와 관련해 처음으로 열린 공청회이고, 증권유관기관, 노조 및 지역감정까지 얽힌 민감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채 졸속으로 진행, 불신만 키운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