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라파즈석고사장 "노조 꼭 필요"

[초대석]라파즈석고사장 "노조 꼭 필요"

김종수 기자
2003.09.15 14:01

[초대석]라파즈석고사장 "노조 꼭 필요"

필립 베리로 라파즈코리아석고 사장은 15일 "한국에선 라파즈석고가 국내 다른 업체보다 아직 덜 알려져 있지만 우수한 제품력을 자부할 수 있기에 국내시장에서 최고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기만한 라파즈코리아석고는 17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3위 라파즈석고그룹의 한국내 자회사다.

베리로 사장은 "한국은 석고보드를 단순히 자재로서 건축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건물마다 특성에 맞는 시공이 시스템화돼야 한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며 "우리는 제품을 판매한다기 보다는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노사관계에 대해 "노사가 평소에 자유롭게 대화하고 사업 투명성을 설명한다면 막무가내식의 제안 보다는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에 부임한 지 1년쯤 됐는데 한국생활이나 문화에 적응이 되셨는지요.

▶한국에서 생활한 지난 1년은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만 첫인상이 기억에 새롭습니다. 처음 회사를 찾는데 삼성역에서 1시간이 걸렸습니다. 삼성역에서 라파즈석고가 있는 빌딩을 아느냐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아는 사람이 1명도 없더군요. 예전에 회사를 방문했을 때 포스코가 가까웠던 기억이 떠올라 포스코를 물으니 다들 잘 가르쳐 주더라고요. 사소한 경험이지만 기업의 인지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충격은 한국인들은 정말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중국에 있었는데, 항상 제가 마지막으로 회사 전등을 끄고 퇴근했어요. 하지만 한국에 와서는 밤 12시든, 새벽 1시든, 새벽 5시든 저 홀로 남아 근무해본 적이 없어요. 항상 몇몇 직원이 그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일을 하고 있더군요. 한국인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몸소 느낄수 있었습니다.

-라파즈석고가 한국에서 비중을 두는 것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라파즈석고는 170년의 전통과 27개국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세계 석고시장 3위업체입니다. 즉 석고보드 하나만해도 제품의 범위가 굉장히 넓고 종류가 다양한데 한국에서는 아직 이같은 시스템적인 시공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예를들어 아파트라면 옆집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방음시설이 잘 돼야 하고, 불이 났을 때 2시간, 혹은 4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특수방화보드가 설치돼야 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으나, 건물의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시스템에 맞춰 시공이 돼야 한다는 것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제품을 판매한다기 보다는 시스템을 판매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 네슬레의 경우처럼 국내 노사문제로 인한 외국계 기업의 철수 움직임이 사회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대한 생각과 노사문제에 대한 제안점이 있다면.

▶노조는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여유롭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측면에서도 노사가 자유롭게 평소에 대화하고 투명성을 설명한다면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서 한국 노사관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어느 나라든 노사문제는 발생하지만 특히 어떤 경우든지 폭력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방송에서 보는 폭력적인 장면 하나하나가 굉장한 거부감을 갖게 하고, 일단 폭력이 행사되면 노사문제가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라파즈석고는 직원들과의 화합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라파즈석고 역시 대화를 중요시합니다. 대신 어렵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대화가 아닌, 그냥 회사가 돌아가는 일상적인 얘기, 경쟁사의 얘기를 편하게 나눕니다. 특히 울산이나 여수공장 직원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회사에 대한 또는 일상 생활에 대한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갖습니다. 복잡한 사안을 가진 심각한 대화가 아니라 단순하고 편한 질문과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는 것, 이것 자체가 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에서 근무한 경력에 비춰 중국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위해 정부차원의 투자유치노력을 하는 것도 잘 아실 텐데, 한국과 비교해서 큰 차이를 느끼십니까.

▶중국은 수출이나 투자유치부문에서 한국보다 훨씬 성공적인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중국은 임금이 싸고 노조 활동이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거센 노조 활동, 파업 등이 한국내 외국자본의 투자유치에 위협적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정부차원에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우선 '정직'을 꼽을 수 있습니다. CEO나 종업원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기업의 투명성'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또 '자기계발'을 들 수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이 곧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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