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보 보증축소'가 남긴 교훈
신용보증기금의 주택신용보증서 발급 제한으로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문제는 결국 일종의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갑작스럽게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된 서민들의 민원이 크게 늘어나고 언론까지 나서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부가 급하게 대책을 내놓은 것. 건설교통부 재정경제부 등은 국민주택기금 대출에 대해서만은 신보의 보증한도를 다시 확대하고 보증재원이 없을 경우 연대보증인으로 보증서를 대신토록 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민들이 주택자금 마련을 위해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다시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우리 정부의 정책능력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신보의 보증축소 조치는 근본적으로 신보가 보증을 공급할 수 있는 보증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하지만 이같은 보증재원 부족의 문제는 사실상 올해 초부터 예상돼 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정부는 올초부터 국민은행이 독점해 오던 국민주택기금 업무를 우리은행과 농협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취급하는 은행이 늘어났으니 국민주택기금 대출도 늘어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국민주택기금을 관할하는 건교부는 서민들의 주택자금 마련을 지원한다며 올해 4월 말부터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원되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고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한도를 1억원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받기 위해 필수적인 신보의 주택신용보증서 발행재원을 늘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1조5000억원 가량 줄였다. 지난해 총 11조5177억원의 주택신용보증을 공급했지만 올해는 10조원만 공급키로 한 것.
국민주택기금 공급은 확대키로 해놓고 대출을 위해 필요한 신용보증서 발행 규모는 오히려 줄여놓은 셈이다. 의도는 좋았지만 준비는 안했던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준비가 돼 있어야 의도한 효과가 생긴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