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韓銀 부동산대책 나몰라라

[기자수첩]韓銀 부동산대책 나몰라라

채원배 기자
2003.10.29 20:51

[기자수첩]韓銀 부동산대책 나몰라라

온 국민이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지켜본 29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집값 급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박 총재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민생점검회의에 앞서 "금리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박 총재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비난의 글을 한은 홈페이지에 올렸으며, 시장에서는 이를 부동산값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금리정책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파장이 커지자 한은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박 총재의 발언이 와전됐다고 밝혔다. 박 총재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금리인상 문제를 검토한 바 없다"고 답변했으며, 향후 금리결정에 중요한 요소에 대해서는 "경기가 가장 중요하며 지금으로서는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는 것. 따라서 그동안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박 총재가 또 말을 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9일 금통위에서는 "향후 경기회복 속도와 부동산시장 동향 등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며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금리정책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날 발언은 그 때와 달라졌다는 것.

 

정부는 이날 1단계·2단계 대책을 통해 집값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고 말하면서도 집값 상승의 근본원인중 하나인 과잉유동성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문제만을 놓고 금리를 인상할 수는 없다는 게 정부와 한은의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집값 급등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서민들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이상 높아진다고 해도 집값이 안정된다면 이를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이들도 많다. 한은이 부동산 대책에 뒷짐만 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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