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완의 보험비교공시
생명보험협회가 11월부터 보험상품의 비교공시를 시작했다. 하지만 생보협회의 주도로 만들어진 보험비교공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생보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생보협회가 회원사에 누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을 미리미리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일부 보험상품은 비교자체가 불가능하다. 건강보험, 암보험, 상해보험 등은 보험상품을 그대로 나열하기만 했다. 일부 회사는 보험가액 600만원, 어떤 회사는 3000만원짜리로 보험가입 예시를 했으니 소비자들은 어떤걸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동일한 보장내역을 받는 조건에서 보험료가 가장 저렴한 회사를 비교하든가, 같은 보험료로 가장 높은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비교해야하지만, 이같은 작업을 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
보험회사들은 또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를 숨기기도 했다. 확정금리형 종신보험중 보험가액 1억원에 가입할 때를 비교한 공시자료엔 푸르덴셜생명과 ING생명의 예정사업비지수가 빠져있다. 푸르덴셜생명은 나머지 종신보험 비교공시테이블에도 예정사업비지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생보협회는 사업초기란 이유로 해당 회사가 정보를 전해올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비교공시는 보험산업의 폐쇄성·난해성 때문에 나온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보험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은 '원죄'때문에 비교공시 제도가 도입됐다.
보험사들은 이런 원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왜 소비자들이 보험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느냐'고 반문하기 전에, 최소한의 비교공시에서 조차 감추고, 숨기려는 시도를 반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발길은 멀어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