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CC선 산적 없다더니..

[기자수첩]KCC선 산적 없다더니..

김정태 기자
2003.11.10 20:45

[기자수첩]KCC선 산적 없다더니..

 금강고려화학(KCC)에도 IR팀이 있다. IR(Invester Relation)은 통상 좁은 의미로 `기업설명회'라고 번역돼 사용된다. 넓게는 그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회사의 경영 상황, 기업가치를 투명하게 알려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다리를 놓는 기업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KCC의 IR팀은 이번 현대가의 가족분쟁 과정에서 가뜩이나 억울해하는 투자자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줬다.

 지난 4일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사모펀드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2.82%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의 이목은 KCC측에 집중됐다.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의 이유없는 주가 급등의 배경에 KCC측이 있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었기 때문이다.

 "KCC가 사들인게 맞나요?" KCC의 IR팀장의 대답은 단호했다. "회사에서 주식을 사들이거나 사모펀드를 설정한 사실이 없습니다"

 3일후인 7일 KCC가 또다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매집에 나서 주가가 하한가에서 급반등했다. IR팀장에게 다시 물었다. "KCC가 사들인게 맞나요?" 그의 대답은 마찬가지로 단호했다. "그런 적 없습니다" 심지어 상대방인 현대그룹쪽에서조차 "KCC측이 사들인게 맞다"고 말하는데도 부인하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7일 저녁 시장이 마감돼 투자자들이 어찌할 수 없는 시각에 7.5% 지분 매입을 공시했다.

 최근 몇년사이 국내 웬만한 기업들에 IR팀이 유행처럼 만들어졌다. 그러나 IR팀은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재무팀의 한 가지 부서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단순히 기업 재무자료를 공시하는 업무나 하는 것으로 치부되거나 심지어 회사 재무상 문제를 적절히 숨기는 부서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 IR팀은 어떻게 회사 가치를 포장해 증자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일 것인지에만 골몰하곤 한다. 우리 기업들이 IR팀의 제 역할을 인식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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