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I 입찰제한, 정통부가 결자해지해야
내년 2월부터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은 국가 기관에서 발주한 소규모 정보화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령(안)이 최근 고시됐다.
이에 따라 대형 SI업체들은 기술력을 기준으로 입찰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액 기준으로 입찰을 제한하는 것은 프로젝트의 부실가능성을 높일 뿐더러 SI 산업 발전마저 저해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또 중소형 SI업체들은 공공시장의 20억원 이하 프로젝트의 80%가 대형 SI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새로운 시행령(안)이 이를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정통부가 진퇴양난의 형국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시행령(안)의 문제점 찾기에 나서자 정통부는 겸연쩍게 됐다.
공정위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틀전. 공정거래위원회 제도개선과는 SI업체의 공공사업 발주 기준을 매출액 규모로 제한한다는 사실이 불공정한 요소를 담고 있다고 판단하고 SI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문제점 청취에 나섰다.
하지만 공정위로서도 이미 고시된 시행령(안)을 되돌리기는 힘들다고 판단하고 규제개혁위원회가 나서주길 바라는 눈치다.
결국, SI업계 발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섰던 정통부만 어느 누구에게도 만족할 만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불만만 고조시켰고 더욱이 불편한 관계에 있는 공정위에게 책만 잡히게 됐다.
어떤 법이나 제도도 모든 이의 환영을 받을 수는 없다. 또 사회를 유지하는 법과 제도는 원칙과 기준을 분명히 해야 생명력을 갖게 된다. 만약 그 생명력을 갖는데 부족한 제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면 이미 끼웠더라도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다시 끼워야할 것이다.
가래로 막을 일을 써레로도 막지 못하게 되면 정통부의 입장만 더욱 곤란해질 것이다.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정통부가 나서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