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시장 안중없는 론스타
"한마디로 말해 론스타가 물린 거죠" 론스타(lone star)가 외환카드 처리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것에 대해 논평을 부탁하자 한 외환은행 직원이 한 말이다. 카드에 증자를 하기도 그렇고 합병을 하자니 외환은행이 골병이 들게 생긴 상황을 빗댄 것.
금융계에서는 외환은행의 지분매각 타이밍이 절묘했다며 옛 최대주주인 코메르츠나 정부 대신 '뜨거운 감자'를 떠안은 론스타에 대해 내심 잘 걸렸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대주주 자격이 의문시되는 국제사채업자가 은행을 삼켰다가 가시에 걸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스개소리를 해대기에는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 론스타가 외환카드에 대한 추가증자나 외환은행으로의 흡수합병을 모두 거부한 채 부도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금융계에서는 론스타가 실제 부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다. 외환카드의 부도에 대해 시장이 외환은행의 부도와 다르게 생각하지 않을 것인데다 시장 자체가 망가지며 금융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어 론스타로서도 상당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론스타가 이래도 손해, 저래도 손해인 상황에서 표명한 이 같은 '엄포'는 외환카드 2대 주주인 올림푸스 캐피탈의 증자를 유도내거나 또는 외환은행에 합병할 경우 주식가치를 인정하지 않기 위한 카드로 활용되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금융계의 시각이다.
물론 소수지만 론스타가 올림푸스와의 협상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외환카드를 부도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한국적인 금융관행이나 사고방식과 달리 증자,합병,부도 중 가장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시나리오가 부도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것.
금융계는 외국계 사설펀드들의 손실 떠넘기기 게임이 재미있는 불구경이기는 하지만 '남의 집'이 아니라 '내 집'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들의 싸움이 자기이익에 충실할 뿐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 따위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두 펀드 싸움에 금융시장의 등이 터지는 것이나 아닌지 그리고 금융당국이 이들의 결론에 어떻게 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