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토종 부동산펀드를 키워야하는 이유

[기고]토종 부동산펀드를 키워야하는 이유

김대영 코람코 사장
2004.01.13 19:42

[기고]토종 부동산펀드를 키워야하는 이유

IMF외환위기 이후 3~4년간 외국자본은 ABS(자산유동화증권)를 활용해 테헤란로 스타타워,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등 약 3조원에 달하는 대형 오피스빌딩을 독점적으로 매입했다.

정부는 외환위기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을 조기에 정리하기 위해 ABS에 다양한 세제혜택을 부여하였으며 이를 통해 외국자본은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예를들어 1000억 규모의 부동산을 ABS방식으로 매입하면 취득 등록세 60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외국자본이 얻는 시세차익은 600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외국자본은 외환위기 당시 우리에게 부족한 외환을 들여와 기업구조조정을 돕고, 선진 금융기법을 소개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자본이 국내 주요빌딩을 소유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빌딩가격이 뛰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70년대 중동 석유자본에 의한 런던 부동산 거품’, ‘80년대 일본자본에 의한 미국 부동산 거품’ 등의 사례를 감안할 때 공격적인 외국자본이 국내 오피스시장에 거품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외국자본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부동산자본, 특히 정부가 2년 전 도입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하지만 리츠 시장규모는 도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1조20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부동산 ABS가 2000년~2001년 2년간 자산규모 2조원 규모의 실적을 올린 것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인 것이다.

리츠가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제도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최소자본금 1000만원만 있으면 설립할 수 있는 ABS와는 달리 리츠는 최소설립자본금이 500억원 이상일 뿐만 아니라 설립비용도 과도하게 든다. ABS는 회사채 발행이 가능하지만 리츠는 차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법인설립시 등록세 부과, 이익배당금 유보조치, 금융기관 차입규제, 취득 등록세 부과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은 물론이고 국내 투자자들의 리츠에 대한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 리츠는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배당재원으로 하고, 최악의 경우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여 투자원금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이다. 또한 정기예금의 2배수준인 9~10%대의 배당이 가능해 수익성면에서도 뛰어나지만 아직까지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리츠를 관리 운용하는 자산관리회사(AMC)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배당률을 목표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또 투자자의 수요에 맞춰 오피스빌딩은 물론이고 주거용, 공장, 호텔 등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금융권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펀드와 연기금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미국 리츠의 경우 뮤추얼 펀드가 50%, 연금이 10% 이상을 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리츠는 보험회사와 은행이 주로 참여하고 있을 뿐 투신운용사, 자산운용사의 참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리츠시장의 환경은 척박한 수준이지만 미래는 밝은 편이다. 향후 3년 안에 6~8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제도개선이 뒤따른다면 시장규모는 훨씬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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