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마이너'가 될 필요가 있다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작은 변수에도 등락이 심하다. 전날(20일)은 일중 변동폭 확대의 전형을 보여줬다. 약보합-강보합-급락-약보합의 패턴 속에서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특히 전날 증시는 외국인 선물 매도와 현물 매수의 줄다리기 속에서 주가가 결정되는 양상이었다. 오늘(21일)은 외국인 매매가 전날과 반대다. 외국인이 현물을 순매도하는 반면 선물은 순매수 중이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 모두 순매도다. 종합주가지수는 자산운용사 중심의 기관 순매수로 강보합이다.
국내 증시만 보면 최근 2일간의 시장 변동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움직임이 세계 거시지표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은 좀더 넓게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한국과 아시아 증시의 긴밀한 동조화다. 등락률까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도 종합주가지수가 오전 11시26분 현재 0.88% 오르는 가운데 대만이 1.59%, 홍콩과 일본이 0.02%와 0.77%씩 강세다. 오전 11시 무렵에 비해 상승률은 둔화됐다. 전날 아시아 증시는 오후 12시30분 즈음에 급락세를 보인 것도 같았다. 당시 악재는 D램 주력 제품의 가격이 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이런 변동성 확대 국면 속에서 시황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다수 의견은 지금이 약세장이니 약세 마인드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강세장 마인드는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 약세장 마인드는 주가 반등이 매도 기회다.
"현재는 약세장이니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 비중을 축소해 현금 비중을 늘리라"(성진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는 의견이다. 성 연구원은 "차익거래순매수 잔고가 마이너스인 상황인데 이 순매수 잔고가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에야 증시가 본격적인 바닥을 치고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익거래순매수 잔고가 마이너스인 상태는 지난해 1월말, 2월초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차익거래 순매수 잔고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주가는 급락했고 이 마이너스 상황이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에야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성 연구원은 "현물시장 체력이 약화돼 선물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등은 800선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
반면 변동성 확대엔 동의하지만 반등폭은 예상보다 강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 시장 컨센서스가 종합주가지수 820선까지의 반등인데 시장은 그렇게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등하면 800 중후반까지 오르고 반등에 실패하면 다시 700초반으로 미끄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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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팀장은 "현재 중국의 철근 가격 등 가격지수들이 의미있는 바닥에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800 중후반까지 반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6월말까지 시장을 지배하는 테마는 중국인데 중국의 긴축이 우려할만한 정도로 과격하지 않을 것이란 점, 이런 이유로 6월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미리 저버릴 필요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7~8월부터는 미국 경기 모멘텀이 꺾이는 신호가 분명해지면서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으며 그 경우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현재 주식을 성급히 팔 필요는 없으며 때론 매수 기회도 있을 수 있으나 시야를 8월까지로 넓히면 신중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도 지금이 주식을 팔 때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긴축 우려는 어느 정도 증시에 반영돼 있다고 보며 종합지수가 800 밑으로 내려온 것은 유가 때문이었다"며 "유가가 곧 40달러 아래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수도 PER로 보나 PBR로 보나 적정 수준인 840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22~24일에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의 증산 결정 여부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거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단기 변수는 유가며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금 성급하게 있는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전기전자의 경우 주가가 많이 하락해 가격 메리트도 있고 실적 전망 하향도 거의 없어 유망하다고 보지만 중국 관련주는 낙폭은 심했지만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관망하는 편이 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의미 있는 지표들이 지지선을 굳건히 지키고 있어 반등하면서 중국 관련주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미래에셋증권 이 팀장의 전망과 다소 다른 것이다.
시장을 예측하는 것, 특히나 거시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부질없다. 신이 아닌 이상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격이란 언젠가 적정 수준을 찾아간다는 점에 대해 믿음을 갖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시장의 혼란, 시장의 변동성, 시장의 컨센서스에서 벗어나 시장이 말하는 바로 그것에 집중하면서 자신만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시장이 변곡점에 서 있을 땐 마이너(Minor:소수파)가 될 용기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