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지금 가격이 진짜 싼 것인가

[오늘의 포인트]지금 가격이 진짜 싼 것인가

권성희 기자
2004.05.24 12:17

[오늘의 포인트]지금 가격이 진짜 싼 것인가

외국인의 현물 매수와 프로그램 매물 사이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으나 외국인 매수쪽으로 힘은 기울어져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주말 미국 증시 상승과 유가 하락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증시는 2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대만,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강세.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 규모가 크게 줄어든데다 매수차익거래잔고가 바닥 수준에 도달한 덕분에 프로그램 매도 타격이 감소하며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대만에서는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5월 중순부터 매수 우위로 돌아서 제반 여건은 더 긍정적인 편이다.

그러나 아직은 최악이 끝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많다. 최근의 반등은 낙폭 과다에 따른 기술적 반등, 주가를 끌어내렸던 제반 불확실성(미국과 중국 경기, 유가 등)이 해소되는 않은 상황 속에서 수급 호전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이라는 지적들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6월말 금리 결정 모임이 돼야 알 수 있고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OPEC의 증산 결정은 6월초를 다시 한번 기다려야 한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일단 주요한 중국 관련 지표들이 지난해 9월 중순 수준을 웃도는 상황에서 바닥을 마련하고 반등 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나 후속적인 경제 지표와 정책 결정들을 기다려봐야 한다.

주식 투자를 위해 지금 당장의 여건 속에서 점검해야할 사항은 두가지다. 첫째는 외국인 매수, 둘째는 단기 급락으로 인해 가격 매력도가 생겼는지 여부 등이다.

일단 외국인 매수. 외국인은 5월 중순 이후 한국 증시에 대해 매수 우위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만에서 계속 팔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그러나 이를 '사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윤석 CSFB증권 전무(리서치 헤드)는 "외국인이 사고 있다고 표현하긴 어렵다"며 "절대 매도 금액이 줄었고 일부 진짜 싼 종목을 선별적으로 매수할 뿐"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외국인이 아시아 가운데서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만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는 모두 팔고 있다"며 "아시아 매도는 계속되고 있으며 전체 펀드에서 자금 유출도 지속적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소폭 순매수는 소극적, 방어적 포트폴리오 전략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둘째, 지금 주가가 저렴한가 하는 점이다. 증시가 단기 급락해 밸류에이션(가격 수준)이 이전보다 싸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가격이 진짜 싼 것인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6개월 이상을 바라볼 때는 저가 매수가 의미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지금 가격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LG투자증권 강 연구위원은 "중기 추세는 이미 훼손됐고 과거 경험상 훼손된 추세가 단기간에 회복된 적은 없었다"며 "하락장 속에서의 반등이란 대전제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대세는 하락이며 반등이 있더라도 전고점 상향 돌파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강 연구위원은 "악재가 대부분 노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지난 3월 이후 강세장에서도 실적 발표가 없는 지난해 6월, 9월, 12월, 올 3월 등에는 월간 평균 하락률이 7%에 달했다"고 말했다.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가장 극심한 재료적 비수기인 6월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 그것도 강세 흐름 속에서가 아니라 약세 흐름 속에서 심각한 상승 촉매 부재를 겪고 있다는 점은 증시가 다시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CSFB증권의 윤 전무도 "CSFB증권은 관망세,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지켜봐야할 변수들이 아직 많고 이 변수들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증시 향방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 주가가 싼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향후 여건에 따라 싸지 않은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는 점, 국내 경제성장률 역시 조만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점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까지도 좋지 않다고 본다"며 "당분간 800에서 등락이 거듭될 것으로 보지만 하반기를 바라고 지금 매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단기 급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관련 지표들이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고 있어 중국 경기 연착륙에 대한 확신이 공고해지면서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800 중후반까지 V자형으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팀장 역시 3분기는 미국의 경기 방향성이 아래로 꺾이면서 전세계적으로 증시가 약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3분기까지도 바랄 것은 단기 트레이딩 외에 크게 없다는 의견들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