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3가지 불확실성 대처법
프로그램 매수세가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과 영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유가가 시간외거래에서 상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증시는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유가가 시간이 갈수록 하향 안정되고 있어 파급력은 소멸된 상태.
전날(5월31일)과 달리 개인이 선물 매수에 나서고 외국인도 선물을 순매수하면서 베이시스는 여전히 백워데이션 상태이긴 하나 다소 개선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한국은 아시아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지금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공감하는 한 가지는 너무나 상황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거시 경제지표상 악재들이 잇달아 노출된 가운데 이 악재들이 어떻게 해소돼갈지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연중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도 "방향성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차광조 메리츠투자자문 운용이사)이다.
지금 주식을 사자니 먹을 것이 별로 없을 것 같고 팔자니 주가가 확실히 떨어질 것이라는 확신도 서지 않고 이래저래 매매는 곤란한 상황이다. 이런 불확실한 국면에 대처하는 투자 방향은 2가지다. 하나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수익률을 짧게 가져가는 방법. 즉 단타매매.
다른 하나는 불확실할 때, 안개가 가장 짙을 때야말로 기회라고 생각하고 6개월~1년 후를 기약하며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 흔히 말하는 가치투자다. 어차피 종합주가지수 800 수준에서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로 외환위기 직후보다도 싼 수준이니 가치투자가 유효하다고 믿는 것이다.
결국 첫번째 대응은 단기 수익률 확대를 목표로 하고 두번째 대응은 단기적으로 수익이 저조하고 손해가 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시장을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째는 민첩함을, 둘째는 우직함을 요하는 대처 방법.
메리츠투자자문의 차 이사는 "종합지수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고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 증시 변동성이 크다고 하지만 지수 범위대로 봐서는 780~820 사이의 박스권 등락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차 이사는 "삼성전자 같이 시장 방향성과 같이 가는 종목보다는 개별 이슈를 가진 종목에 주력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 이사는 "예를들어 신세계, 금강고려화학 등이 최근 초과 수익을 냈고 어제는 LG화학이 급등했다가 오늘은 고려아연이 오르는 등 철저히 개별 종목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주도주가 없는 전형적 약세장이란 지적. 이 때문에 차 이사는 "오를만한 종목, 즉 많이 떨어졌다가 덜 올라온 종목 가운데 실적이 괜찮은 종목을 사뒀다가 주가가 올라오면 팔고 있다"고 말했다. 방망이를 최대한 짧게 잡고 수익률도 단기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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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양유식 LG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장기 대응 태세를 갖췄다. 양 팀장은 "현재 시장을 보는 견해는 2가지인데 악재가 지속되면서 증시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견해와 불확실성이 높지만 근간의 펀더멘털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지금이 기회라는 견해"라며 "개인적으로 후자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는 증시가 오르는 국면은 호재가 나오거나 악재가 해소돼가거나 2가지인데 시간이 지나면 현재의 증시도 악재와 멀어지면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양 팀장은 "2~3개월간은 증시가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고유가 등의 악재는 어느 정도 증시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호재가 없을 때는 악재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가 중요하며 일단 반영됐으면 시간이 지나 악재가 멀어지면서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 내수 회복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있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악재로 시장에 큰 타격은 주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양 팀장은 "현재 증시는 상승 중 반락 과정을 겪고 있을 뿐이고 노출된 악재들이 잊혀질만하면, 즉 6개월 이후를 바라보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가 기회라고 판단, 장기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거시경제 전망은 불투명하고 증시는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고 거래량은 줄어들어 약간의 프로그램 매매만으로도 시장이 민감하게 출렁거리는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분명 "적극적으로 매매할 장세는 아니다"(이재현 외환코메르츠투신 주식운용본부장). 썩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지 않아 좀더 오르면 팔아 주식 비중을 축소해놓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이재현 외환코메르츠투신 주식운용본부장, 차광조 메리츠투자자문 이사).
그러나 남들이 멈칫할 때, 주저할 때야말로 가장 큰 기회일 수도 있다. 물론 지나간 다음에야 그 기회를 놓친 것을 안타까워하지만 말이다. 지금 선택은 사실 3가지다. 종목 선정에 자신 있다면 종목별 단타매매를,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저평가를 믿고 장기 승부하겠다면 우직한 저평가주 매수를, 그리고 단기적인 손해를 감내할 수 없다면 증시가 상승 추세로 완전히 돌아서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다만 세번째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긴 하지만 좀 늦다는 단점은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