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먹거리와의 전쟁
"사실 따지고보면 만두 뿐이겠습니까. 뭐든 모르고 먹는 게 약이죠"
지난주 터진 '불량만두' 사태를 바라본 모 유통업체 관계자의 자조섞인 말이다. 먹긴해야겠는데 따져보면 먹을 게 별로 없기 때문에 눈딱감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나라를 떠들석하게 하게 한 불량 만두 파동으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원인은 물론 불량 만두소를 공급한 업자와 정부의 허술한 식품관리 탓이지만 무엇보다 이번 파동으로 국민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집안살림 꾸리기가 벅찬 상황에서 뭐 하나 맘놓고 먹을 게 없다는 사실에 허탈감마저 느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안타깝게도 한 중소식품업체 사장의 죽음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번 만두파동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곳도 있다. 일부 녹즙이나 생식업체들은 가공식품의 단점을 부각시키며 생식품의 장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백화점과 할인점의 유기농 식품 매장과 즉석요리 코너는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번 파동이 교훈으로 남지않고 언제 그랬냐 싶게 쉽게 잊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과거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파동에서 볼 수 있듯이 영세식품회사와 서민들이 생계수단인 만두 가게들만 초토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더이상 불량제품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식품업계의 뼈를 깎는 자정노력과 함께 식품안전관리체계상의 허점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먼훗날 후손들이 과거에는 먹거리와의 전쟁을 벌일 때도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