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대형주 매수는 아직 글쎄..

[오늘의 포인트]대형주 매수는 아직 글쎄..

권성희 기자
2004.07.12 11:14

[오늘의 포인트]대형주 매수는 아직 글쎄..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GE의 실적 호전에 강보합 마감한데 힘입어 증시가 2일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에서 4일만에 순매수 반전한데다 프로그램 매수세 덕분에 강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매수세가 주춤한데다 개인들의 매도로 상승세는 제한적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종합주가지수는 7월들어 750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오른 날은 소폭 오르고 떨어진 날은 대폭 떨어진 탓에 고점은 점차 낮아지는 듯한 느낌이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 반등세가 꺾이며 횡보장세에 들어선 듯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750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역시나 상승세를 끌고 가기엔 무리인 듯하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들은 최근 증시가 바닥권에는 도달한 듯 보인다는데 공감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고점을 치고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터라 확신 매수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다만 조금씩 사고 있다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그러나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중심으로 저평가된 종목들을 매수하고 있다. 대형주는 미국 증시가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저점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라는 의견들이다.

A투자자문사 대표는 "현재 증시는 720~800 박스권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저점이 깨지는 상황으로 갈 것인지 50 대 50의 확률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점점 더 약한 쪽, 저점을 깨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확률상 720~800 박스권이 깨질 수는 있어도 800 고점을 뚫고 오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7월들어 증시가 다시 약화되는 분위기지만 삼성전자가 40만원이 깨진다면 사려는 대기 매수세는 많다"며 "하방 경직성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가운데 저평가 정도가 심한 반면 실적은 좋은 종목을 조금씩 사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투자 심리가 너무 불안해서 대형주는 취약하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대형주는 본격적으로 편입하지 않고 있다. 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선물 매도로 헤지하면서 중소형주 가운데 정말 싼 종목은 기업 방문을 한 뒤에 조금씩 매수하고 있다. 시장에 대해서는 숏(매도) 전략을, 종목별로는 롱(매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디지털TV 관련주는 지금 잘 발굴해서 사놓으면 6개월 후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B투자자문사 대표는 "원금 손실에 민감한 자금이라면 매매하지 않고 쉬는게 답이고 종합주가지수 대비 수익률을 따진다면 정말 저평가된 종목,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가 안 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2~3배에 불과한 종목들을 투매 나올 때 조금씩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대형주는 매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저평가된 것은 분명하지만 바닥이 어딘지 모르겠고 지금 가격이 바닥이라고 할지라도 바닥인 것과 오르는 것은 다르다"는 설명.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나 전기전자(IT) 업황 등을 따졌을 때 상승 탄력을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주식을 사려면 중소형주 중에서 저평가 정도가 심하고 실적이 괜찮은 종목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밸류에이션이 바닥 수준인 것은 맞지만 오르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들. C투자자문사 대표 역시 "세계 경기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국 시장은 횡보장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증시만 놓고 보면 단단한 바닥에 근접한 종목이 많지만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꺾이면 지수 자체가 가기는(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산가치 개념을 봤을 때 가격이 바닥인 종목들이 많아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 가격대에서는 안 팔겠다는 심리가 강해 하방 경직성은 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시간은 걸리겠지만 "증시 전반적으로는 건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뢰 하락이었는데 서서히 이 문제가 해결돼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줄고 있는데 이는 증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고 이는 신뢰 회복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대표는 특히 "외국인들도 주식을 팔지 않고 있어 장기 자금이 많은 것 같고 개인들의 경우에도 적립식 투자가 늘고 있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아주 멀리 본다면 저성장 국면에 익숙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주식 투자의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단, 단기적으로는 헤쳐나가야할 장애물이 많다. 특히 이런 좁은 박스권 장세에서는 매매해도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주가가 좀 떨어지면 저점이 무너질 것으로 지레 짐작, 추격 매도하고 주가가 2~3일 오르면 따라 사는데 이 때가 박스권 고점인 경우가 많다. 처음 주가 하락 때 매도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태가 됐다면 박스권에선 쉬는게 답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계속해서 시장에 거꾸로 대응하기 십상이기 때문.

경기 사이클이 이제 막 고점을 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기업들의 이익은 잘 해야 올해 수준, 아니면 올해 대비 감소다. 이익 모멘텀상 증시 전반적으로 오르기는 쉽지 않다. 증시가 가격이 싸다고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 따라서 아주 아주 멀리 보고 투자하든지, 정말 저평가된 중소형 가치주를 발굴하든지, 쉬든지 하는게 현명하다. 조급한 마음으론 돈 잃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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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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