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삼성전자 대 농심
인텔 실적이 실망스럽게 나타났다. 재고가 늘고 마진은 줄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인텔 쇼크(Shock)'에 비하면 증시는 견조하게 버티는 셈이다.
750은 내줬지만 740대는 강하게 지키고 있다. 하방경직성은 만만치 않아 보이고 단기 종합주가지수 변동폭은 740~760 사이로 좁아져 있다.
증시가 큰 관심거리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이토록 줄어든 상황에서 무슨 관심이냐고 반문하겠지만 1997년말, 2001년 가을 무렵의 주가 급락 이후 급반등을 지켜봤던 사람들은 지수가 어느 정도까지 하락했을 때 사두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주목하고 있다.
이번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지 하는 이런 기대감이 있기에 증시는 예상 이상의 강도 높은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가치 투자를 표방하는, 최근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매니저들은 이런 좁은 박스권 장세에서 어떤 종목들을 보고 있을까.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 적정가치로 오르기를 기다려 수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가치 투자라 하더라도 종목 및 업종 선정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가치 투자 펀드매니저 2명이 상당히 다른 견해를 표명해 상당히 놀랐다.
베어마켓 랠리가 가장 큰 관심
A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팀장: "지금 주가에서도 삼성전자는 매력적이지 않다. 삼성전자에 대해 '비중축소'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농심을 두고 한 종목을 고르라면 농심을 선택하겠다. 삼성전자의 상품이 다양해져 이전처럼 경기를 민감하게 타지 않는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전기전자(IT) 사이클에 노출돼 있다.
과거보다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삼성전자의 과거 주가 변동성을 감안한다면 지금 사고 싶지 않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이란 것, 또 가격경쟁력이란 것 등은 역전될 수 있는 취약한 것이다. 반면 농심은 경기에 상관없이 실적이 안정적이다.
농심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시장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밸류에이션이 높다, 낮다로 투자 판단을 하지 말라. 왜 높은지 그럼 그 높은 밸류에이션이 그 기업 가치 대비 적정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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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밸류에이션이 낮아도 사지 말아야 하는 종목이 있고 아무리 밸류에이션이 높아도 사서 좋은 주식이 있다. 현재로서는 경기를 덜 타는 안정적인 주식을 선호하고 있다. 내년까지도 경기는 좋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은행주 비중도 크게 줄여 놓았다.
지금 고민은 베어마켓 랠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다. 약세장에서도 큰 반등은 있다. 이 반등을 놓치면 수익률면에서 몇 개월간 상당히 고전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베어마켓 랠리가 언제쯤 가능할 것인지, 또 어느 지수대에서 있을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저평가 중소형주의 부상
B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 "장기 보유자라면 40만원 초반에서 삼성전자를 매수해서 손해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지금 삼성전자가 그리 매력적이진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수급인데 지금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주변여건상 삼성전자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보다 팔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 대형주 반등은 V자형이 아니고 바닥에 도달한 뒤 어느 정도의 기간 조정을 거치고 나서야 U자형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의 현 주가가 이번 사이클의 바닥이라 하더라도 이런 기간 조정을 상당 기간 거쳐야할 것이다.
지금 제일 인기 있는 종목은 지난 1년간 외국인들의 소외를 받았지만 본질가치 측면에서 상당히 저평가돼 있고(PER 2~3배, PBR 0.5배) 배당수익률은 6~7%대로 좋으며 팔고 싶은 사람들이 다 팔아서 수급이 깨끗해진 중소형주다. 이런 종목들이 대안 투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에 둔감한 종목 중에서 이런 종목을 찾고 있는데 농심 같은 경우엔 다 팔았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서다. 농심이나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은 매도에 급한 사람이 없어서 적은 유통량으로도 주가가 유지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은 싸지 않다.
대량거래 속에서 주가가 상승해야 추세를 믿을 수 있는데 이들 종목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 안심하고 사려면 농심 같은 특징을 가진 저평가된 주식을 사야 한다.
경기 민감주는 업황과 시장이 모두 최악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 저점을 봤다는 확신이 안 든다. 대형주 중에서는 포스코가 괜찮아 보인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 가격이 수출가 대비 30% 가량 낮은데도 불구하고 철강 경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보여왔다.
대형주 중에서 실적 변동폭이 가장 적은 종목이 포스코일 것이다. 또 세계에서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철강회사가 포스코다. 배당수익률도 뒤지지 않는다.
은행은, 만약 내수가 바닥을 친다면 가장 먼저 돌아서야 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지켜보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지방은행을 좀 사고 있는데 지금 주가 수준에서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이기 때문에 분할 매수하고 있다."
결국 선택하는 종목이 서로 다를 수는 있지만 지금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종목은 저평가된 중소형주다. 대형주가 선도하는 장세가 아니란 사실 자체가 지금이 약세장임을 의미한다. 많이 떨어졌다고 경기 민감 대형주를 선뜻 매수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는 이제 막 꺾이려 하는 시점이다.
언제가 바닥인지 알 수 없으므로 바닥까지의 추락을 인내하지 못하겠다면 좀더 기다리는 편이 좋다. 기다리든 분할 매수로 대응하든, 아니면 예금 금리 대비 조금 더 높은 수익률에 만족하고 배당투자로 마음을 잡든 세가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