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바닥쳤다, 조정 때 사라"
전날(16일) '오늘의 포인트'를 통해서 '무조건적 저평가 접근은 끝났다'고 전하면서 추가 반등의 실마리는 8월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기술주(IT주)의 상승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일부 펀드매니저들도 많이 떨어진 뒤 오르지 못하고 있는 기술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표 기술주인 삼성전자와 삼성SDI, LG전자 등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로 7배를 못 넘고 있는데 반해 대표 내수주인 신세계와 농심은 10배가 넘고 대표 은행주인 국민은행은 15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금융기관의 주식운용팀장은 기술주보다는 내수주가 더 매력적이란 입장을 밝혔다. 저평가 정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상승 사이클에서 주도업종인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내수주에 주목한다는 의견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8월들어 증시 반등이 상승 추세로의 복귀를 의미하느냐이며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어떤 업종, 종목이 상승세를 주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주식운용팀장은 올들어 약세장에서도 운용 수익율이 16%를 유지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기준지수 대비 수익률은 18%가 넘는다. 이 주식운용팀장이 밝히는 향후 장세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가계 저축 동향을 살펴보니 가계 저축이 급격히 늘고 있었다. 1998년 IMF 직후 위기 때는 가계에 돈이 없어 소비가 침체됐다. 지금은 가계에 돈은 있는데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아 소비가 위축됐다. 소비자들이 돈을 안 쓰고 모으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가계에 축적되는 돈은 빠르게 늘고 있다. 위기의 정도는 1998년보다 훨씬 덜하다. 이렇게 축적된 돈이 쓰이기 시작하면 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정부의 정책 변화도 내수주에 유리하다. 정부는 결국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현재 글로벌 경기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로 성장률을 늘리는 정책은 한계가 있다. 내수를 부양해 성장률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계에 축적된 부와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합해진다면 내수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다.
반면 기술주를 중심으로한 수출주들은 하강 사이클에 접어들었다. 오른다해도 주도주가 되긴 힘들다고 본다. 예를들어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에 대해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한테 물어보라.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하는 대답이 거의 없다. 반면 은행이나 유통업체의 내년 실적에 대해 물어보라. 올해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대부분 올해보다는 더 좋아질 것으로 대답한다. 실적 모멘텀면에서 내수주의 상승 탄력이 훨씬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의 저축 동향을 보고 은행주를 비롯한 내수주를 많이 사뒀기 때문에 8월 랠리에서 수익률이 좋았다. 예상보다 너무 빨리 올라 일부 차익 실현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때 좀더 사려고 한다. 내수주들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믿는다. 1998년~2000년 사이에 국민은행, 신세계 등이 급등하던 때의 장세가 재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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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가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경기 방어적 내수주보다 경기 민감형 내수주가 더 유리하다. 경기가 살아나면 좋아지는 백화점이나 의류업체, 여행 관련 주식 등이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본다.
7월 중순 이후 은행주와 내수주를 많이 사들인 외국인들은 대부분 1998년에 내수주 폭등을 경험했던 나이 든 펀드매니저, 장기 가치 투자자라는 얘기를 들었다. 최근 IT주를 샀던 외국인들은 숏(주식을 빌려 매도)했던 것을 커버(빌렸던 주식을 다시 갚는 것)하는 헤지펀드들이 대부분인 반면 내수주를 사는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가치를 보고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는 외국인들이라는 얘기다."
8월말에서 9월초에 증시가 바닥을 찍을 테니 그 때 매수하라던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실장 역시도 이제는 주식 비중을 확대할 때라는 입장이다. 다만 위에 언급한 펀드매니저와 달리 내수주도 좋지만 4분기부터는 IT주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내수주와 IT주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실장은 "당초 8월말에서 9월초 바닥을 예상했지만 콜금리 인하 때문에 바닥이 좀더 빨라진 것으로 본다"며 "주가가 다시 조정을 받더라도 710 밑으로 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며 이제 상승 추세를 회복할 것이기 때문에 주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난 1년 이상 수출은 호조인 반면 내수는 부진했으나 올 4분기부터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출 성장률 둔화는 IT주 하락으로 증시에 반영된 반면 내수 회복은 아직 더 반영될 여지가 많다"며 "8월 랠리 주도업종인 은행주는 단기 급등에 따라 다소 주춤하겠지만 다시 상승할 것이고 IT주도 4분기부터 상승세를 회복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아직도 컨센서스는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800에서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펀드매니저와 전략가들 사이에서 이미 국면은 조정에서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710에서 770까지 오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 대부분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이제 770 수준에서는 710 생각이 나서 주식을 사기가 힘들다. 사면 하락할까 두려움도 앞선다.
상승세를 회복했다고 믿는 전문가들은 폭이 소폭이라도 조정할 때 사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전 조정 때 매수는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이었지만 앞으로 조정은 사야할 조정이라는 것이다. 차트 모습은 바닥을 만들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이런 이유들로 지금 증시는 소폭 조정을 받으며 평온하게 숨을 고르는 모습이지만 투자자들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4월말 이후의 패턴대로 약세장을 믿고 주식을 무시할 것인가, 좀 늦었더라도 과감히 사야할 것인가. 상승 추세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지금 바닥에서 올랐다 해도 발목에서 무릎 사이라는 것이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란 증시 격언을 믿는다면 지금이 사야할 때이긴 한데 망설여지는 것은 무릎인지 확신을 하기 힘들어서다. 언제나 지난 다음에야 무릎을 치고 후회하는 것, 그래서 주식 투자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