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매니저 무슨 고민하고 있나
증시가 선물옵션 만기일 후에도 힘을 못 쓰고 있다. 60일선(856)에 이어 850도 하회하는 상황. 외국인들의 15일째 계속되는 1조5000억원 이상의 순매도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은 오늘(10일)도 오전에 벌써 순매도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기전자, 화학, 철강, 은행 등을 많이 팔고 있다.
외국인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반등하자 단기적으로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고 판단, 환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익 실현을 서두르고 있는 듯 하다. 유동원 씨티그룹 스미스바니 이사는 "외국인들이 원화 가치의 절상 흐름이 일단 멈췄다고 판단할 경우 더 이상 환차익을 기대할게 없다며 한국 주식을 더 빨리 팔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아울러 "외국인은 한국 시장에서 환차익과 종목별 강세로 상당한 이익을 본 상황에서 내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한국 내수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차익 실현 욕구가 높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에 기관까지 순매도를 보이면서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일일 순매도 규모가 더 커지지만 않는다면 증시가 급락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내년 증시에 대해서는 낙관하는 분위기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워낙 변동성이 커 연말 시장을 예측하는게 무척 힘들다"며 "내년을 예상하면 증시가 크게 어렵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단기적으로 증시가 좀 조정을 받을 것 같다"며 "주가가 좀 빠졌다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이 임원과 마찬가지로 당분간은 시장이 약세를 보이거나 큰 재미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기 투자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의 고민은 3가지다.
첫째, 당분간 조정이 지속될 것 같아 어느 정도 차익을 실현하고 싶은데 팔아놓았다가 혹 상승 흐름을 놓치지 않을까 고민이다. 발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마음 먹지만 시장이 마음 먹은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이 문제. 또 어떤 종목을 얼마만큼 줄일 것인가도 고민이다. 이에 대해 배당펀드의 한 매니저는 "많이 오른 배당주를 중심으로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분할 매도하고 있다"며 "배당락 때 다시 매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둘째, 연말연초 배당락이 어느 정도 될 것이냐가 관심이다. 올해는 배당펀드가 처음으로 활성화된 해이기 때문에 배당금을 받은 이후 배당주의 주가 하락이 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위의 펀드매니저는 "배당주 하락이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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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배당금을 받는 것보다 시세 차익을 얻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미 배당주를 팔고 있기 때문에 연말연초에 배당주의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관을 돌아다녀 보면 배당펀드에 내년 1월에 가입하겠다는 곳이 많아 대기 매수세를 감안하면 배당주 낙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표적인 배당주인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주가가 이미 12월 들어서면서 급락, 주가가 9월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KT&G 주가도 12월들어 급락했다. SK가스도 12월들어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국전력과 KT가 계속 시세를 내고 있지만 이는 기관 투자가들의 보유 비중이 워낙 낮은 상황에서 주가가 올라가자 기관 투자가들이 서둘러 매수에 동참했기 때문이라게 위 펀드매니저의 의견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배당펀드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눈에 안 띄어 그렇지만 연말연초에 배당펀드에 가입했던 기관과 개인은 최근 환매를 많이 하고 있다"며 배당주 하락은 이미 시작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펀드매니저는 "배당주 매수나 배당펀드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내년 1월 배당락을 기다리지 말고 올해가 가기 전에 매수하거나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셋째, 전기전자(IT)주와 비IT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IT주는 올들어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시장 분위기가 돌아서 IT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펀드매니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펀드매니저들은 IT주를 1분기에 채워 놓을까, 아니면 한 템포 늦춰 내년 2분기에 채워 놓을까 고민 중이다. 물론 일부는 미리 IT주를 채워 놓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도 고민이다. IT주로 인해 수익률이 부진하기 때문에 일단 팔았다가 내년에 다시 살까 갈등하고 있기 때문.
위에 언급한 배당펀드 매니저도 "지금은 삼성그룹주를 비롯한 대형주가 부진하고 중소형주가 수익률이 좋지만 내년에는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며 "현재 배당주를 분할 매도, 현금을 마련해 다시 배당주도 사겠지만 상대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IT 등 경기 민감주도 좀 매수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IT주가 싸다고 판단해서 사놓았다"며 "지금은 수익률 때문에 고생하지만 한 순간 분위기가 바뀌어서 IT주가 오르기 시작할 때 추격 매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보다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