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조정 불구 매수 기회 찾자"
외국인 매도가 화두다. 13일로 16일째 순매도다. 이날 오전 11시 이전에 이미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뒤 원/달러 환율이 단기 바닥을 형성했다고 판단,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 매도도 강해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받쳐줄만한 수급이 뚜렷치 않다. 연말을 맞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자금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 연기금, 은행 등의 기관들이 매수를 중단한 듯 보이며 적립식 투자로 인한 자금 외에는 투신권으로 자금 유입도 미미하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증시 약세에 대해 방어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자 "매수하고 싶어도 주식을 살 돈이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는 연말 휴가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국내 주식 매수세는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고는 약하기 때문에 조정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외국계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850~900 박스권이 800~850으로 한단계 레벨-다운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추가적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약세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펀드매니저는 "원화 가치가 단기적으로 고점을 찍어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국내 수급 개선은 먼 훗날의 얘기"라며 "단기 수급 약화를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은수 농협CA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내년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주식을 보유하고 내년으로 넘어가는게 좋다는 생각이 확산되면 연말 주식 수요가 높아져 반발 매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역시 "SK나 삼성물산 등 M&A 테마주가 급락하는 등 펀더멘털보다는 단기 재료로 주가가 움직여 변동성이 커졌고 자금 흐름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게 좋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최근의 급격한 원화 절상으로 인해 국내 전기전자(IT) 수출기업들이 원화 절상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는 점, 유가가 하락했음에도 절대적인 수준으로는 여전히 높다는 점, 올초 글로벌 경기가 고점을 친 이후 내년 2분기까지는 둔화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약세론자나 강세론자나 내년 2분기 이후부터는 증시 강세를 전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물론 증시 랠리의 폭이 문제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올 1분기 고점 이후 9개월가량 진행돼와 상승 전환이 기대되고 IT산업 역시 반전이 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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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언제를 매수 시점으로 삼야야할까. "3개월 이상을 바라본다면 지금부터 주식 매수에 들어가도 좋다"(김은수 농협CA투신운용 팀장)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안정적으로 "내년 1월에 IT기업들의 올 4분기 실적 발표를 확인한 다음에 매수할 것"(한 외국계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이란 입장도 있다.
배당주의 경우 보유 관점을 유지하라는 의견(조경수 세이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이 제기됐다. 조 팀장은 "내년초에 또 한번의 금리 인하가 전망되고 있어 채권수익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부동산 시장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증시 전망과 관계없이 배당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붐을 이뤘던 배당 투자가 테마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는 의견이다.
조 팀장은 "안정적인 배당주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주식 투자와 원금이 보장되지만 실질금리가 거의 마이너스 수준인 은행 예금 사이의 대안 투자로서 자리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배당락이 있을지언정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배당 투자는 계속 인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내년 증시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많아 주가 약세 때 매수 의견이 많지만 이러한 권고에서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매도가 공격적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전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최근의 외국인 매도가 차익 실현일 뿐 한국 비중을 대대적으로 줄이는 움직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다. 현재는 원화 단기 고점과 연말이라는 시기 때문에 차익 실현 욕구가 높지만 내년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태도도 바뀔 것이란 기대다.
위에 인용한 외국계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시가총액 400조원에서 외국인 비중이 40%가 넘는다"며 "외국인이 여기서 비중을 2%만 줄인다 해도 3조2000억원 가량"이라고 지적했다. 이 주식운용팀장은 "국내 기관들의 주식 수급이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란 사실은 확실한데 외국인 입장에 따라 증시 구도는 많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매수 전환한다면 증시는 더 없이 좋을 것이고 보유만 해준다해도 긍정적이지만 지금처럼 매도를 계속할 경우에는 과연 국내 기관이 외국인 매물을 어느 정도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사실상 올 10월 이후 국내 증시 수급은 외국인 중립 후 차익 실현, 연기금과 프로그램 매수 등 국내 투자자의 매수 구도로 종합지수 850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가란 떨어졌다 올라갔다를 반복하고, 경기와 기업 실적 역시 사이클을 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약세가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돌아봐야 한다. 때문에 지금부터 싼 우량주를 파악해 저점 매수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대부분 펀드매니저의 입장이었다.외국인을 이기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