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삼성전자 왜 사나

[오늘의 포인트]외인, 삼성전자 왜 사나

권성희 기자
2004.12.16 11:50

[오늘의 포인트]외인, 삼성전자 왜 사나

외국인들이 3일째 삼성전자 '사자'에 나서면서 증시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세까지 더해주면서 종합지수는 870을 가뿐히 넘어섰다. 그러나 외인 매수가 전날보다 늘고 프로그램 매수까지 가담해주는 데도 상승 탄력은 전날(15일)보다 못하다.

외국인의 2일째 순매수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업종 '사자'가 맞물리자 시장은 조정을 마치고 도약을 준비 중인 모습. 시장의 핵심은 '외국인의 IT주 매수'로 요약되며 이에 대한 해석이 관심의 초점이다.

전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07억원, 삼성SDI를 135억원, 현대차를 124억원, 하이닉스를 124억원 순매수했다. 전반적으로 IT주 '사자'가 많았고 그간 환율 불안으로 매도했던 현대차도 다시 사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도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881억원 순매수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694억원 가장 많이 순매수 중이다. 이어 삼성SDI를 161억원, SK텔레콤을 71억원, 현대차를 66억원, 엔씨소프트를 38억원, 한화석화를 34억원, LG전자를 33억원 각각 순매수 중이다.

휴가 가기 전 삼성전자 채워놓자

일단 외국인의 돌연한 순매수 전환과 IT주 매수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기 전 포트폴리오 조정 때문으로 보인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사실상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는데 IT시장에 대한 전망이 갑자기 좋아져서 매수로 돌변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그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과 MSCI 지수내 대만 비중 상향으로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어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기 전에 삼성전자를 좀 사면서 비중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이 포스코는 많이 팔고 있는데 포스코를 비롯해 오른 종목은 좀 줄이고 비중이 낮아져 있는 삼성전자, 삼성SDI는 사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1040~1050원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환차익을 노린 차익 실현이 일단락되자 대표적인 환율 피해주인 IT주와 현대차 등을 다시 채워 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산업 전망도 연내에 IT주를 좀 채워놓자는 생각을 부추기고 있다.

현대증권의 류 연구원은 "올해 증시 주도주는 포스코를 비롯한 소재주였는데 중국의 경기 둔화로 소재주는 피크 아웃(고점을 치고 둔화)하고 IT주는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리 내년 업종 사이클에 맞춰 많이 오른 소재주는 줄이고 올해 저조했던 IT주는 늘리는 매매가 최근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영걸 신영투신 주식운용2본부 이사도 최근 외국인의 IT주 매수에 대해 "IT 관련 제품의 단가 하락이 일단락된 이후 내년초 수요 증가로 인한 출하량 증가를 심정적으로 기대한 매수세가 IT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종 사이클 변화 대비

IT주는 IT 관련 제품의 단가가 하락하면 급락한다. 이후 단가 하락으로 인한 출하량 증가가 나타나면 주가는 다시 반등, 상승세로 돌아서지만 단가 하락에도 출하량이 늘어나지 않으면 IT주는 2차 하락을 맞는다. 현재 IT주를 사는 사람들은 IT산업이 구조적 공급과잉에 빠진 것이 아니라고 보고 내년에 출하량 증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 미리 IT주를 매수해놓는 것이다.

지 이사는 외인의 IT주 매수에 대해 1)단가 하락이 일단락됐다는 판단, 2)단가 인하로 내년 1~2분기 중에 출하량이 늘 것이라는 기대 3)주가가 많이 떨어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다는 점 4)소재주 중심으로 비IT주가 조정을 받고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재주 중심의 비IT주가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럼던 차에 조정을 받자 살만한 종목으로 IT주가 부각됐다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의문은 소재주가 조정을 받을 때 꼭 대안으로 무엇이가를 사야 하느냐는 점이다. 이에대해 지 이사는 "순환매가 계속되며 지수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시장이 얼마나 강한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 이사는 "증시는 지금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순환매가 이뤄지며 저점이 점차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지 이사는 "지금까지는소재주가 올라도 IT주가 쉬면서 증시가 위로 시원하게 뻗어가지 못하고 저점만 높여왔다"고 전제한 뒤 "만약 소재주 등 비IT주가 하락하지 않고 버티는 가운데 IT주가 올라준다면 내년 시장은 매우 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지 이사는 소재주 등 비IT주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 관련 설비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원자재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피크 아웃한다 해도 완만한 조정에 그칠 뿐 절대적인 가격 수준이나 출하량은 높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

내년 IT 제품 출하량이 관건

그럼 문제는 IT다. 이에대해 지 이사는 "내년 1분기, 2분기에 IT 관련 제품의 출하량이 늘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출하량 증가 기대가 현실화돼야 IT주 반등이 의미있게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지금 IT주 매수는 IT 업황 전환 가능성을 미리 짐작하고 대비 차원에서 IT주를 조금 채워놓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랠리가 본격적인 상승인지, 짧은 안도 반등일 뿐인지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펀더멘털상 10월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어 890을 뚫고 올라갈 힘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840~890 박스권내 반등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

이번주가 지나면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말 휴가를 떠나 외국인 매매가 줄어들 것이란 점도 연말까지 증시가 강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다. 조만간 국내 투자자들이 증시를 강하게 끌어올릴만큼 매수에 참여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이 하루에 1000억~2000억원씩 순매도하는 중에도 시장이 840 내외의 지지선을 지켰다는 점에서 시장의 하방경직성은 다시 한번 증명된 것으로 보인다.변화, 재빨리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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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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