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외인 은행주 왜 샀나

[내일의 전략]외인 은행주 왜 샀나

권성희 기자
2005.02.11 18:39

[내일의 전략]외인 은행주 왜 샀나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이 증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종합지수는 한 때 외국인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며 10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마감 때는 낙폭을 거의 회복하며 2포인트 정도의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11일 종합지수는 1.96포인트 떨어진 947.23으로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물이 2243억원 나왔지만 외국인이 1000억원 순매수하고 개인이 662억원 순매수하면서 매물을 소화해냈다. 코스닥지수는 올들어 급등을 넘어 폭등한 감이 있지만 종합지수는 야금야금 오르더니 5년래 최고치다. 5년래 최고치지만 차익 실현 물량은 미미하다. 반면 사고자 대기하는 자금은 풍부하다.

외국인 대규모 은행주 '사자' 왜?

외국인의 경우 선물은 6거래일째 순매도했지만 현물시장에서는 100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2일째 1000억원 이상의 현물 순매수다. 특히 이날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은행주를 427억원 가장 많이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혹시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플레이가 아닐까 하는 의혹도 받았다.

현재 시장은 이번 금통위 때 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CSFB증권도 금리 인하 사이클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지적했지만 지금까지 금통위의 결정을 봤을 때 시장의 기대와 어긋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추정이다. 시장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거의 믿는 분위기인데다 올들어 금리가 급등한 상황이므로 이럴 때 금리 인하는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주장도 있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 은행주 애널리스트들은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가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플레이는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A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 헤드 겸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오늘 은행주를 427억원 순매수해 근래들어 규모가 많긴 하지만 올들어 외국인은 은행주를 꾸준히 사는 쪽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리서치 헤드는 "올해 전기전자(IT) 업황이 돌아선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지 알수 없는 일"이라며 "반면 은행업종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이익이 늘어난다고 확신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내수 회복 기조가 뚜렷해지는 것도 은행주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주는 외부 여건에 관계없이 대손충당금 감소로 인해 순익이 늘어나는 구조인데다 내수까지 돌아서면 대출 증가율이 증가하고 대손충당금은 더욱 낮아져 이익 개선폭이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경기 회복으로 금리까지 오를 경우에는 실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주, 내수 회복 수혜주

윤용철 리먼 브러더스 상무도 "올들어 경제지표가 살아나고 있어 내수주를 편입하는 차원에서 (외국인이) 은행주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은 IT주와 은행주를 돌아가며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IT의 경우 최근 삼성전자가 50만원 위로 오르면서 업황 개선에 대한 추가 신호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오늘 은행주에 눈을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거래일인 7일에는 외국인이 거래소시장에서 1802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IT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535억원 가장 많이 사들였으나 오늘은 1000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은행 대표주인 국민은행을 219억원 가장 많이 매입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6거래일째 순매도, 향후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은 달랐다. 위에 언급한 A 증권사 리서치 헤드의 경우 "시장을 아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선물 매도가 현물 매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물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선물 매니저가 대부분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연계 매매 물량은 비중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 리서치 헤드는 "일부 헤지펀드가 현선물 매매를 같이하고 있고 인덱스펀드들도 그렇지만 전체 외국인 투자 자금에 비하만 극히 일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윤 상무도 "외국인이 어떤 때는 굉장히 빠른 듯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느린 경우도 적지 않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투자 심리 급반전이나 부동산시장까지 되살아나는 듯한 분위기를 놓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선물 매도가 현물 매도로 이어지기보다는 경기 상황에 따라 그간 늦쳐져 왔던 현물 매수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불안하다는게 저평가의 증거

김영일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해외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풍부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국제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 자체가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개별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주가가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형주는 올들어 꾸준히 올랐지 큰 폭으로 뛰어오르진 않았다"며 "아직도 아시아 평균에 비해서는 물론 국내 증시의 과거 수준과 비교해서도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일부 종목이 투기적으로 올랐을 수 있으나 일부일 뿐 아직도 살만한 저평가 종목은 많다는 지적이다.

증시로 국내 자금이 유입돼 낙관론이 팽배하며 따라서 심리상 상투가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은 "적립식 펀드로만 돈이 들어올 뿐 한꺼번에 펀드로 자금을 넣는, 자산 배분 차원에서의 여유 자금은 아직 증시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조차도 발빠른 자금일 수 있다는 지적.

많은 사람들이 현재 주가 수준이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불안해한다는 것 자체가 저평가의 증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때면 증시에 저평가될 이유가 없어졌을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강세장이란 '불안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증시 격언이 현재 장세에 꼭 들어맞아 보인다. 오를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꾸역꾸역 올라왔고 지금 보니 떨어질만한 큰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너무 올라 불안하다. 그 불안감 가운데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김 본부장은 "자산 배분 차원에서 주식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각 투자자산간 수익률을 비교하며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하며 이런 관점에서 지금은 주식이 가장 저평가 상태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주식, 부동산, 채권을 분석해야 하며 이런 태도로 접근하면 "주가가 너무 올라서"라든가 "장이 좋다고 해서"라는 막연한 감과 다른 사람의 의견 대신에 자신의 합리성을 가지고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위험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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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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