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돈많이 번 것이 죄지요"

[현장클릭]"돈많이 번 것이 죄지요"

김진형 기자
2005.03.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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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돈많이 번 것이 죄지요"

이번주 금융감독원에서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성적표와 관련된 여러가지 발표가 나왔습니다.

먼저 7일 금감원은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들의 당기순이익이 3억6600만달러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 흑자를 실현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날인 8일 금감원은 '지난해 19개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8조8000억원으로 집계,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9일에도 '지난해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2.09%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금감원 발표가 이어 나왔습니다. BIS비율이 12%를 넘었다는 것은 은행의 자본력이 거의 선진국 은행 수준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처럼 금감원은 연일 지난해 은행들의 성적표가 '사상 최대'라는 밝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9일 금감원에서 나온 또한가지의 발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은행들의 수수료 인하 유도'였습니다. 일반 고객들과 직결된 부분이기에 모든 언론들이 이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참 공교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합리한 수수료를 인하시키겠다는 금감원 방침을 문제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은행들이 지난해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었고 자본비율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높은 수준으로 상승,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이어 이같은 조치가 나온게 왠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돈 많이 벌고 있으니 수수료 좀 낮춰라'는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갖가지 요구가 함께 떠올랐습니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이 어려운데 중소기업 대출에 몸 사리고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는 압력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어려운 중소기업 등처먹어서 돈 벌었다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소비자보호원에서 담보대출시 고객이 부담하고 있는 담보권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해야 한다며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작게는 '돈 많이 번게 죄다'에서 크게는 '은행쪽으로 쏠린 금융산업의 헤게모니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은행의 수익구조를 수수료 중심으로 가져가야한다면서 수수료 수입 많이 올리면 무조건 '폭리를 취했다'는 식으로 해석해 '내려라'라는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이는 통신요금, 보험료 등에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통신요금이나 보험료나 은행 수수료나 다 공공요금이란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통신사들은 돈을 많이 벌면 폭리를 취했다는 여론재판을 피하기 위해 미리 마케팅 비용을 일부러 써버려 이익을 줄이는 일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은행의 수수료 수입증가가 담합에 의한 것이라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것이라면 경쟁에 의해 자유롭게 인하하도록 해야합니다. 수수료 수입증가 자체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판단과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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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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