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우리금융의 '예보 디스카운트'

[현장클릭]우리금융의 '예보 디스카운트'

진상현 기자
2005.03.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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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우리금융의 '예보 디스카운트'

우리나라 상장기업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할때 흔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말을 합니다.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남북대치상황,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기업들이 수익창출능력으로 봐서 응당 받아야할 제값을 못받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기업 돈은 잘 버는데 경제외적 이유로 값을 깎이고 있다는 것이니 기업이 억울한만도 하겠습니다. 이러한 주식저평가는 외국계 투기자본이 우리 기업들을 사냥하는 토양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스톡옵션 문제로 경영진이 곤욕을 치른우리금융을 보면서 바로 '디스카운트'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최대주주인 예보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경영진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그 결과 우리금융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 주가는 이달 들어 1만원선을 회복하더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주식시장도 미끄럼을 타고 있지만 사상 최대이자 업계 최고 순익을 낸 은행치곤 주가가 형편없이 낮아 보입니다.

물론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예보 지분이 DR(주식예탁증서)이나 블록세일로 언젠가는 시장에 나올 것이니 물량 부담이 주식시장에 미리 반영된 것일수도 있을 겁니다. 외국계 은행의 진입으로 금융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한 몫합니다.

그러나 예보나 정부의 지나친 간섭 역시 무시못할 대목입니다. 지난해 3월 증권업계의 스타 CEO였던 황영기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졌을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그만큼 'CEO 브랜드' 'CEO 주가'가 중요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스톡옵션 파문을 보며 국유금융기관 경영을 공무원이 아닌 기량있는 스타 CEO에 맡겨 가치를 키우자는 당초의 구상은 퇴색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을수 없습니다. 아마 이번 파문을 거치며 우리금융 경영진은 정부가 주인인 금융기관에서 얼마나 운신의 폭이 좁은지 생생하게 체험했을 것입니다. 황영기 회장이 24일 '지휘권을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이러한 맥락일 것입니다.

정부가 주인인 우리금융의 리스크 얘기는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금융그룹 임원 인사 때만 되면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는 소리가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보가 판관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영업 경쟁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우리금융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공적자금 투입 기관 관리시 판관비 등 투자 성격이 있는 부문까지 관리하는 것 보다는 순익이나 ROA 등 최종 목표치를 관리하고 나머지는 경영진이 자신의 전략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능한 CEO를 영입한 취지에 더 맞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예보가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려면 우리금융 주가가 1만7000~8000원은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주가 높이기는 스톡옵션의 문제 이전에 예보가 절실히 바라는 문제입니다. 국민 정서 운운하며 근시안적으로 발목잡기보다 예보 리스크를 예보 프리미엄으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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