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내'자 넣는데만 2개월 걸렸다"

[현장클릭]"'내'자 넣는데만 2개월 걸렸다"

진상현 기자
2005.05.02 12:38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현장클릭]"'내'자 넣는데만 2개월 걸렸다"

"'내'자 넣는데만 두달이 걸렸습니다.하이닉스는 지금이 정말 중요한 때입니다"

지난 29일 산업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금융기자단 세미나에서 만난 산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가 최근 채권단이 결의한 하이닉스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한 말입니다. 이 고위관계자가 '내'를 넣었다는 곳은 다름이 아니라 정상화 방안 중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총 81.4%의 지분 중 장외매각이 허용된 30%의 지분에 대해 '국외' 매각한다고 돼 있던 것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의 2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국내외' 매각으로 바꿨다는 것입니다.

외환은행은 당초 30% 지분을 모두 해외주식예탁증서(GDR) 형태로 매각하더라도 지분의 50% 이상을 아직 채권단이 갖고 있어 경영권에는 지장이 없다는 논리를 폈지만 산은은 30% 지분을 해외투자자 한곳이나 해외투자자 연합이 인수할 경우 사실상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맞섰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 고위관계자는 "소버린이 (10%대의 지분으로) SK 경영권을 위협하는 것을 보면 30% 지분의 상당부분을 확보하고 추가로 장내에서 매수한다면 사실상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이라며 "GDR을 발행하면 (현재로선) 할인 발행을 해야 하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리파이낸싱 자금 15억달러에 대해서도 외환은행측이 국내 금융기관들은 모두 발을 빼려고 하는 상황이니 15억달러 자금을 모두 해외금융기관에서 조달하자고 주장했지만 협상을 통해 국내와 국외 금융기관들로 부터 각 7억5000만달러씩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산은측이 이처럼 국외 일변도 매각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그같은 방식이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이해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입니다. GDR 형태로 매각하면 현실적으로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인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론스타도 그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정부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산은측의 이같은 판단에 대해 외환은행과 론스타측은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이닉스의 조기정상화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안을 마련했던 것인데 최대주주인 론스타와 연결해 매도한다고 말이죠. 특히 외환은행은 은행경영과 최대주주인 론스타와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수시로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의 사실 여부를 떠나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당장 주요 채권금융기관의 고위관계자가 이같은 판단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이같은 우려를 충분히 숙지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외환은행이 안팎의 의혹을 떨치고 주채권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 경제 성장의 동력인 반도체산업을 이끄는 있는 대표기업이라는 점을 외환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숙고 또 숙고해서 정상화를 추진해주길 재삼 당부해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