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소환 앞둔 은행장의 걱정
철도청의 '유전사업 의혹'과 관련해 18일 검찰에 소환되는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17일 낮 서울 조선호텔 2층에서 거래 우수 중소기업 CEO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가졌습니다.
황 행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사족을 하나 덧붙이겠다며 중소기업 CEO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유전사업에 대한 해명'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내일쯤 검찰에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할 것 같다"며 "철도청은 여러분 못지 않게 중요한 고객이지만 요즘 대출은 행장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100억, 200억원 대출 할 때는 행장에게 보고도 되지 않고 심사역 심사역협의회 여신협의회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하고, "감사원 금감원 검찰 등도 대출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황 행장은 국정원 직원들이 동석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지난해 7월22일 김세호 전 철도청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황 행장은 "철도청은 중요한 거래선이기 때문에 면담 날짜를 잡았는데 잡힌 날짜가 그날이었다"며 "약 1시간 10분가량 점심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전에 있는 국정원 간부가 전직 직장에 있을 때 알던 사람이었고 얼마전까지 우리은행을 담당하던 국정원 직원도 같이 대전에 있었다"며 "마침 철도청도 담당하고 있어 제가 먼저 같이 보자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 행장은 "참석자들이 10여명이 있었고 덕담도 나누는 자리여서 대출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조사에 미진한 부분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검찰에서 확인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황 행장의 이같은 해명이 나오자 당황한 것은 언론을 담당하는 홍보실 직원들이었습니다. 검찰 소환을 앞두고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죠. 홍보담당자들은 이날 행사에 온 기자들에게 이미 나온 내용을 자세히 설명을 한 것이고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두고 있는 만큼 배려(보도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공개 석상의 일이었던 만큼 보도 자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독자들의 PICK!
돌이켜보면 황 행장도 소환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도움이 되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텐데, 왜 굳이 이같은 해명을 했을까요.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전 사업' 등 의혹이 보도되면서 우려하는 고객들이 많아지자, 중요 고객인 중소기업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 해명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하더군요.
황 행장은 인삿말 말미에, "고객여러분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언드린다"며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고객 여러분께 심려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의혹에 휘말린 은행장의 심정, 이해가 가는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