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격 거품이란 자산의 가격이 그 내재가치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될 때, 자산가격과 내재가치의 차이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거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재가치를 이해하여야 한다. 주식을 가지면 배당을 받게 되고, 채권 소유자가 원리금을 받는 것처럼 부동산도 소유하면 지속적으로 임대료 수익을 얻는다.
주식과 채권의 가치가 미래 수익흐름의 현재가치인 것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의 내재가치도 경비나 세금을 제외한 임대료 흐름을 현재 시점에서 평가한 액수이다. 현재의 임대료, 세금과 경비, 임대료 상승에 대한 기대치, 이자율, 부동산 투자의 위험 등의 요소들이 부동산의 내재가치를 결정한다.
2001년 이후 주택가격이 많이 오른 이유로 흔히 저금리를 꼽는데, 이자율이 낮아지면 주택의 내재가치가 오른다. 곧 시행될 종합부동산세는 대상 주택의 내재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다. 재건축 규제로 강남지역 주택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은 임대료 상승에 대한 기대를 올렸고 역시 기존 주택의 내재가치를 증가시켰다.
혹자는 시장가격에 비해 내재가치는 무언가 쉽게 변하지 않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이라는 엉뚱한 선입관을 가지고 있지만, 내재가치도 여러 변수들에 의해 기계적으로 계산되는 수치일 뿐이며 이자율이나 미래에 대한 기대 등의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매일매일 조정된다.
그런데, 자산의 내재가치는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임대료, 이자율, 세금과 같은 변수들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미래 변수들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의 내재가치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만기가 확정된 채권의 가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반면, 삼성전자의 1주당 내재가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없는 것을 대비하면 부동산은 후자에 가깝다.
거품의 존재를 검증하는 여러 통계적 방법들이 제안되었지만, 모두가 미래의 불확실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 따라서 아파트 가격의 몇 %가 거품이라는 등의 주장의 학술적 신뢰도는 매우 낮다. 결국 거품의 존재는 거품이 꺼지고 급격히 자산가격이 떨어진 이후에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에 의해 촉발된 거품 논쟁의 쟁점은 두 가지이다. 강남 아파트에 가격거품이 있느냐의 문제와 만약 거품이 꺼질 때 그 여파가 일본식의 복합불황을 가져올 정도로 클 것이냐의 문제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 같이 첫 번째 문제는 애초부터 분명한 답을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학술적 토론의 대상으로 흥미 있는 주제일 뿐, 정부가 세게 몰아친다고 해서 결론이 내려지는 문제가 아니다.
두 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분명하게, 설사 강남 주택에 거품이 있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강남 주택에 대해서 은행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밖에 대출을 못하고 있고, 일부 저축은행 등이 추가 대출을 해준다. LTV가 100% 이상 되는 대출이 나갔던 80년대 말 일본의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
강남지역에서 어떤 이유로든 주택가격이 하락한다고 해도 그 하락률이 매우 높지 않다면,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회수하는데 문제가 없다. 과도한 대출을 한 일부 금융기관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이는 시장의 규율일 뿐 전체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거품이든 아니든 금리가 오르거나 종합부동산세가 실제 부과되면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 하락이 급락세라면 그 때 가서 거품이 있었다고 결론 내려도 늦지 않다. 그보다 지방 주택시장에서 가격이 내리고 미분양, 완공후 미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 정부가 보다 큰 관심을 가지기 바란다. 전국 주택시장은 이미 침체 3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있는데 주택시장이 과열이라는 착각아래 정책이 수립되고 있어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