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돌파 불구 걸림돌 많아…"테마 중심으로 접근해야" 중론
입맛을 당기는 종목이 안보인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에도 지수는 6개월만에 1400을 딛고 올라섰다.
지수가 강한 저항선이라던 1380을 넘어섰을 때나 두터운 매물대라던 1380~1400을 돌파할 때나 걸맞는 이유와 모멘텀이 있었다. 하지만 상승을 설명할 만한 시장 전반의 구심점을 찾기는 여전히 힘들다.
지난해와 같이 넘치는 유동성에 기댄 리레이팅 스토리도 아니고, 추세 상승을 이끌만한 강한 경기 모멘텀도 아니다. 원자재 랠리와 같이 연초 글로벌 장세를 달궜던 테마가 특정 산업에서 부상한 것도 아니다.
미국 경기의 연착륙에 대한 공감대가 좀 더 짙어졌고, 여기에 실적 향상이 맞물리면서 미국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코스피시장이 고전하는 사이 세계 증시가 신고가 랠리를 펼쳐 가격 격차를 만들었다.
능동적인 상승이 아닌 만큼 걸림돌도 적지 않다. 기관이 매수에 지극히 조심스러워하는 한편 외국인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아직은 원화 가치 상승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기 힘들고 해외 증시 흐름도 신경써야 한다. 부동산 가격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때아닌 '일본식 장기불황'에 대한 주장이 불거졌다.
그래서 1400을 넘은 시장의 흐름에 대한 판단도 엇갈린다. 1380을 넘은 순간 이미 박스권 등락과 다른 성격의 상승 추세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론도 만만치 않다. IT가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연중 고점을 넘는 추세적 상승을 동반한 주도주라고 보기 힘들고, 경기 모멘텀도 약하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이대로 70만원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60만원에서 65만원까지 오르는 사이 나타났던 상승 탄력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새해 시장 전망에 바쁜 시장 전문가들의 종목 접근 방식도 과거와는 형태가 상이하다. 시장 흐름을 주도할 특정 업종을 가려내고 관련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테마를 중심으로 한 종목 가려내기가 시선을 끈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견 그룹 가운데 구조조정 및 지배구조 개선, 인수합병(M&A) 재료를 보유한 종목에 주목했다. 두산그룹이 이미 선례를 남겼고, 금호그룹과 효성그룹 역시 흡사한 리레이팅 스토리가 잠재돼 있다는 분석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역시 같은 의견이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해 살아남은 기업들이 군살을 제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할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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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체질개선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룹 지배구조 및 재무 리스크 등 장기 할인 요인이 해소됐을 뿐 아니라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던 부문에서도 수익이 나기 시작해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지수 전망에 대해 "연말 강한 랠리보다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한편 탑다운 방식의 종목 접근을 제시했다. 전반적인 업황 전망이 흐린 산업이라 하더라도 내부에서 이익 모멘텀을 지녔거나 저평가된 종목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김한진 부사장은 "최근 지수 상승이 큰 틀에서 추세적인 흐름의 변화라기 보다 수익률 게임에 따른 상승"이라고 판단했다. 선진국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을 멈췄지만 조정 구간이 남아있고, 금리인상이나 부동산 관련 후유증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 여기에 고용 시장에서도 강한 모멘텀이 없어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는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수출주를 중심으로 경기 의존도가 높은 종목의 강한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그는 연내 지수가 1450 내외까지 상승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채원 전무는 "KT가 신고가 행진을 펼치는 등 부진했던 종목이 오르는 한편 아래로 쏠렸던 종목의 하락에 제동이 걸리면서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기관이 종목 편입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아 매수 여력을 확보한 만큼 지수는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