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묻지마 열풍 막 내리나

코스닥 묻지마 열풍 막 내리나

전필수 기자
2007.04.16 19:20

檢, 반년새 주가 50배 L사 조사…'피라미드'식 신종 주가조작

코스닥 지수 견인의 1등 공신이란 평까지 들었던 '묻지마 급등주'에 대해 드디어 검찰이 칼을 빼 들었다. 별다른 내용없이 코스닥 시가총액 17위까지 오른 L사가 검찰의 표적이 됐다. 이에 따라 올들어 코스닥 시장에 묻지마 급등주 열풍을 일으켰던 종목들에 대한 투자주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1부(부장검사 강찬우)는 1500억원 규모의 증권계좌 728개를 동원, 자동차 부품업체 L사 등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있는 대규모 '작전세력'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16일 밝혔다.

◇ 신종 금융다단계 방식..반년간 50배 수익

L사는 그동안 다른 묻지마 급등주와 달리 교묘한 상승으로 주가가 수십배 뛰면서도 이상급등종목에도 지정되지 않은 특이한 종목이다. L사는 지난해 10월9일 1050원에서 16일 5만1400원까지 무려 50배 이상 상승했다. 6개월 이상 주가가 이처럼 폭등했음에도 상한가는 몇차례 기록하지 않았다. 증권관련 법규를 교묘히 이용, 증권선물거래위원회의 단속을 피했다.

L사가 비교적 장시간 당국의 감시를 피해 주가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금융다단계라는 신종 방식으로 투자금액을 모집했기 때문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과거 작전세력들이 한정된 자금으로 주가를 올렸다 차익을 실현하는 것과 달리 금융다단계 업체들은 다단계 방식을 통해 자금을 계속 공급받아 장기간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다단계업체가 돈을 계속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높은 수익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L사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라간 L사 주가가 다단계업체가 운영하는 펀드의 수익률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L사 주가를 올리는 자금을 유입시키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근 5000억원을 넘어선 L사 시가총액이 5조원까지 간다는 얘기까지 있었다"며 "결국 폭탄돌리기지만 L사 주가를 올리는 측에서는 지금 멈출 수 있는 형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시총 어느새 5천억, 17위..시총 5조설까지

L사의 시가총액은 16일 종가 기준 5175억원으로 CJ인터넷에 이어 코스닥 전체 17위에 올라 있다. 만약 소문대로 L사 시총이 5조원까지 갔다면 NHN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현재 코스닥 시총 1, 2위는 NHN과 LG텔레콤으로 각각 6조9380억원, 2조7506억원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식을 넘어선 주가 급등으로 교묘한 당국의 단속 피하기도 검찰 조사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금감원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이 있은 다음 수사에 착수하는데 L사의 작전세력들이 금감원의 조사를 받는 것을 알면서도 유동아이피(IP)를 이용, 대량 거래를 지속함에 따라 규모가 큰 관련 계좌를 조사하게 됐다.

코스닥 묻지마 급등주의 대장격인 L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발표됨에 따라 지금껏 이유없이 급등했던 다른 종목들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L사와 관련된 세력이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K사와 관련이 있다는 게 확인이 된데다 코스닥에 올들어 유난히 묻지마 급등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모처럼 활발했던 코스닥 시장이 이들 작전주 조사때문에 충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들의 덩치가 더 커지기 전에 미리 싹을 잘랐다면 피해가 더 적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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