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가조종 관련 첫 긴급조치… 檢, L사 등 관련 조사중
검찰이 L사 주식 등에 대한 시세조종(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가 시세조종 세력에게 편의를 제공한 혐의가 드러났다. 추가 조사결과 관련 계좌가 주가조작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증권사가 이를 방치했을 경우 함께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박광철 부원장보는 16일 긴급 브리핑에서 "L사 주식 등에 대한 시세조종 혐의를 적발, 증선위원장 긴급조치로 검찰에 통보했다"며 "일부 증권사가 시세조종 세력에게 편의를 제공한 사실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1부(부장검사 강찬우)는 1500억원 규모의 증권계좌 728개를 동원, 자동차 부품업체 L사 등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있는 대규모 '작전세력'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이 긴급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해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두번째이며 주가조작과 관련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는 주문행위가 불공정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거부해야 하는 ‘수탁거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매매주문이 일부 계좌에서 계속 집중되는 경우에도 수탁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 부원장보는 "증권사가 함께 공모를 했는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며 "임직원이 공모했거나 조력자 역할을 했는지 여부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조사결과 증권사가 관련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을 경우 시세조종 혐의 함께 처벌받게 된다.
이번에 적발된 주가조작 세력은 이른바 '다단계 피라미드식'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금을 유치한 다음 이 자금을 이용, 시세조종에 나섰다. 이후 수익률을 제시하며 추가로 자금을 모집, 다시 주가조작에 나서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출모집업체가 시세조종 혐의자들에게 상호저축은행의 주식담보 대출을 알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L사 외에도 K사와 B사 등 2개 종목도 같은 방식으로 주가가 조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원장보는 "회사의 경영사항 개선 또는 호재성 재료 등이 없는데도 주가나 거래량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경우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