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1600시대…'큰손'이 온다

코스피1600시대…'큰손'이 온다

유일한 기자, 오상연
2007.05.10 17:08

장중 1616까지 급등…부동산 불패 신화 깨고 자금 이동

주식시장이 거침없이 질주하며 1600마저 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중국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에 힘입어 10일 코스피지수는 1600을 넘고 추가상승하며 한때 1616까지 비상했다. 1500을 돌파한 지 꼭 한달만에 100포인트 넘게 오르며 1600마저 넘어선 것이다. 지수는 막판에 프로그램매도가 집중되며 상승폭이 줄었고 결국 6.26포인트 오른 1599.68으로 거래를 마쳤다. 근소한 차이로 1600에 안착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은 2.94포인트 오른 704.44로 마감했다. 두 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은 873조로 역대 최대였다.

시가총액 2위인 포스코가 1만5000원 오른 42만5000원, 5위인 현대중공업은 1만원 오른 29만1500원을 기록, 모두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조선 철강 화학 등 중국성장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모두 179개가 사상최고가나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103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1600도 비싸지 않다는 대응을 보였다.

증시가 조정없이 연이어 사상최고가를 경신하자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주식투자가 재테크 1순위가 되고 주식 부자가 진정한 부자로 인정받는 '주식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특히 오랜기간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믿고 주식을 외면하던 '큰손'들이 하나둘 증시 문턱을 넘고 있다.

고봉준 대신증권 강남지점장은 "큰 규모로 투자하던 사람들이 오히려 20~30%정도 더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특히 강남권 일부 지역의 경우 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기중이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이기동 현대증권 개포지점장은 "냉각된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큰손 자금이 넘어오는 것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며 "지수가 1600을 넘었지만 과열 분위기가 아니라 조정을 기다리자는 관망세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가 살아나는 징후가 뚜렷해 풍부한 시중자금은 경기회복을 선반영하는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최근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엑소더스'도 예상되고 있다. 9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11조9000억원으로 12조원에 근접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시나리오는 비현실적이지만 투자매력 감소로 부동자금은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할 것이다. 그 대안은 바로 주식"이라며 "방향만 정해지면 속도는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는데 대세몰이를 주도할 수 있는 스마트한 자금은 이미 시장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시장금리상승→담보대출금리 상승→이자비용 상승→대출연체율 증가→주택매물과 경매물건 증가→주택가격 하락과 금융권 부실여신 증가'의 악순환을 피하려는 큰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이원기 KB자산운용 대표는 "가계자산중 6~7%대에 불과한 주식펀드의 비중도 향후 3년이내 30%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과거 부동산 보유여부에 따라 가계 부가 달라졌다면 앞으로는 주식(펀드)를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가계의 자산 규모가 결정되는 전혀 다른 시대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외 경기회복이 뚜렷하고 글로벌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과시하는 가운데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으로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코스피시장의 재평가, 선진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의 시대는 이미 금리가 한자릿수로 내려가고 펀드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 한국증시가 500~1000 장기 박스권에 갇혀있었다면 이제부터는 비록 등락은 있어도 장기적으로 우상향의 추세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4%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에 따라 국내증시 역시 선진국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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