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많지만..' 국민銀이 사는 법

'돈은 많지만..' 국민銀이 사는 법

임동욱 기자
2007.07.11 08:24

대우빌딩·KGI證 인수실패 "짠물경영 결과"

# 국내 최대은행인국민은행이 통합사옥 마련을 위해 입찰에 뛰어들었던 대우빌딩이 지난 9일 9600억원에 모간스탠리의 손으로 넘어갔다.

# 국민은행이 증권업 진출을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중도에 포기한 KGI증권은 솔로몬저축은행 컨소시엄에 팔렸다.

올해 M&A시장에서 국민은행의 전적은 2전2패. 우선협상대상자까지 갔다가 원점으로 돌아간 외환은행 인수까지 포함하면 최근 M&A에선 되는게 없었던 셈이다. 지난 1/4분기 말 현재 국민은행의 현금 및 예치금은 5조9032억원. 누구보다 풍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략 부재'라는 말이 나올법하다.

국민은행도 할말은 있다. 자금이 충분하다고 막 쓸수는 없다는 것. 특히나 시장 파급력이 큰 리딩뱅크라는 무게감이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너'가 없어 외국인 주주들의 입맛에 맞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는데서 오는 한계가 아니냐는 얘기다.

◆"사옥으로 쓰기에 비싸"

국민은행은 당초 대우빌딩의 적정 인수가격을 약 6000억원 선으로 평가하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진행과정에서 인수의향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대우빌딩의 몸값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 국민은행은 당초 예정했던 금액을 초과해 써내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다른 인수자들과 입장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인수에 성공한 모간스탠리는 대우빌딩을 투자 차원에서 매입했기 때문에 높은 금액을 써낼 수 있었겠지만, 직원들이 근무할 사옥으로 사용할 목적인 국민은행은 그만큼 비싼 값을 지불할 의향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은행은 여의도에 건설중인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로 통합본점을 마련키로 하고 AIG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는 구색 맞추기용, 비싸게는 안사요"

KGI증권 인수를 중도에 포기한데서 국민은행의 '알뜰함'이 묻어난다. 가치에 비해 '비싸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한누리증권 등 다른 증권사 인수도 추진하고 있지만, 이도 '구색맞추기'용으로 비싸게는 사지 않겠다는 게 내부적인 방침이다.

국민은행 핵심 관계자는 "최근 KB자산운용, KB선물 등 핵심 자회사의 인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며 "자본시장이 통합되는 시기를 맞아 보유한 금융 자회사만으로도 투자은행(IB)업무를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가 은행 내에)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다는 의견이 많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본래부터 증권 브로커리지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지점이 많고 자산규모가 큰 증권사를 우리가 비싼 값을 주면서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입찰도 '턱걸이'

'알뜰한' 국민은행도 지난 6월 결정된 인천국제공항 환전소 입찰경쟁에는 모처럼 마음을 다잡았다. 리딩뱅크로서의 상징성과 인천공항이라는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3위.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2위에는 못미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위와 2위는 사업상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2위를 목표로 했다"며 "높게 썼다고 생각한 입찰금액을 막판에 더 올려 최종입찰에 응했지만 3위에 그쳐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주변지역개발을 위해 경쟁은행들이 금리를 제안한 수준을 보면 더욱 놀랍다"며 "경쟁은행들의 공격적 영업행보를 보면 경쟁하기 무서울 정도"라고 털어놨다.

◆주인없는 은행의 한계?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은행업 본연의 영업목적을 제외한 다른 인수ㆍ투자대상에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지배구조' 문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경쟁은행과 달리 국민은행은 '오너'로 여길 수 있는 주체가 없다"며 "특히 국민은행은 외국인 지분율이 80%를 넘어섰기 때문에 외국인 주주들의 입맛에 맞는 행보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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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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