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현대차 추월, GM대우-강경투쟁, 쌍용차-조기타결
'기아차 노조의 현대차 추월(?), GM대우 노조의 강경투쟁, 쌍용차 노사의 조기 임단협 타결.'
노조가 없는 르노삼성을 제외한 완성차 4사의 올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상이 예년과는 크게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마다 현대차의 임단협이 끝나면 이를 바로미터로 삼아 임금인상률을 타결짓곤 했던기아차(161,300원 ▼7,200 -4.27%)가 이례적으로 현대차보다 먼저 본교섭에 나섰고, 지난해 '옥쇄파업'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가장 격렬하게 임단협을 진행했던 쌍용차 노조가 '무파업' 선언과 함께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지은 것도 의외의 현상이다.
여기에 한때 '노사 갈등의 대명사'에서 '노사 상생의 교과서'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던 GM대우는 노조측이 지난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올해에는 초반부터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역시 팽팽한 대결양상을 벌이고 있는 기아차 노사의 임금협상이다. 지금까지는 거의 매년 현대차가 임단협을 마무리 지으면 이를 토대로 협상이 마무리 해 왔으나 올해에는 기아차가 먼저 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
실제로 기아차 노사는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현대차가 임금을 올리는 만큼 동일하게 임금을 올렸다. 2005년 8만9000원, 지난해에는 8만5000원 등 임금인상 금액까지 같았다. 이쯤되면 현대차의 임금협상이 곧 기아차의 임금협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이처럼 오래된 관행(?)을 깨고 먼저 협상에 나선 것과 관련해 산별노조의 첫 출범 및 현대차 노조 내부의 사정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올해 처음으로 산별교섭이 시작되면서 금속노조 소속사들은 동일하게 기본급 12만8805원 인상을 들고 나왔다. 기아차 노조 입장에서는 과거처럼 현대차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 없이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행동하면 그만인 셈이다.
다른 한편에선 기아차의 협상이 떠 빨리 이뤄진 것이 아니라 현대차 노사 협상이 과거보다 늦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초 불미스런 일로 퇴진한 전임 집행부에 이어 보궐선거를 통해 새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전체적으로 임단협 일정이 늦춰진 상태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측도 가급적 조기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빨리 새출발에 나서고 싶은 심정"이라며 "현대차와는 관계 없이 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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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기아차는 지난 9일 가진 본교섭에서 노조측에 인력 전환배치 및 복지혜택 중단 등 강도 높은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어려운 회사사정을 감안, 사실상 구조조정에 가까운 요구를 통해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요구는 노조 입장에서 사실상 '임금동결'보다 더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GM대우의 노사협상도 올해에는 심상치 않다. GM대우 노조는 지난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데 이어 오늘 중 개표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가결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GM대우는 지난해의 경우 노사 양측이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조합원 전체 투표에서 부결돼 재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다시 마련하는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평공장의 재인수와 해고자 전원 복직 등 노사가 신뢰를 쌓아온 만큼 기본적인 쟁의절차 수준을 넘어선 강력한 노조의 투쟁은 없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노조측이 "마이클 그리말디 시장 및 이영국 사장 등이 이해할 수 없는 해외출장에 나서면서 불성실한 교섭행태를 보이고 있어 파업으로 이를 강력 응징할 것"이라며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이남묵 GM대우 노조지부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올 임투는 초국적 자본인 GM과의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라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반면쌍용차(3,540원 ▼105 -2.88%)노사는 올해 초부터 '무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노사가 테이블에 앉은 지 46일만에 협상을 타결하면서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쌍용차는 지난해 노조가 공장을 점거하는 옥쇄파업으로 연간 매출액(3조3000억원)의 10%가 넘는 4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조측이 고용보장과 투자집행 등 중장기적인 회사발전에 더 중점을 두면서 사측과 실리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지난해 극렬한 파업에 따른 후유증을 기억하는 '학습효과'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