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타이어의 어설픈 해명

[기자수첩]한국타이어의 어설픈 해명

최명용 기자
2007.11.12 09:20

지난 9일 오후 느즈막히 한국타이어에서 보도자료 하나가 배포됐다. 이메일로 보내온 자료는 '한국타이어(24,900원 ▲50 +0.2%)가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이었다.

한국타이어엔 지난 1년 반 동안 15명의 직원이 잇달아 사망했다. 절반은 심장질환 및 돌연사였고, 폐암 등의 원인도 많았다. 열악한 작업환경과 솔벤트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같은 보도에 한국타이어는 '작업 환경이 안전하다'며 해명자료를 냈다. 유해물질 농도는 법정 허용 기준치보다 낮고, 직원들도 자유로운 환경속에 근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모두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돌연사에 대해 한국타이어가 내놓은 첫 번째 공식 해명은 이게 다였다. 사과의 말은 단 두줄 뿐이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게 끝이었다. 이게 공식 입장이 맞는지 수차례 확인을 해야 했다.

기자는 한국타이어에서 해명을 한다고 할 때 최소한 기자간담회 내지 설명회를 예상했다. 조양래 회장이 나서진 않더라도 서승화 사장이나 경영지원 담당 임원의 발언 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식 사과까진 생각하지도 않았다. 최소한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이라도 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한국타이어는 신문 보도가 가장 뜸한 금요일 오후에 두쪽짜리 해명자료만 내놓고 언론의 왜곡보도를 탓했다.

한국타이어가 돌연사에 대해 조치를 취한 것은 올 하반기 들어서다. 작년에 6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동안에는 함구했었다. 연이은 언론 보도에 마지못한 인상을 주며 역학조사를 시작했다. 노동청의 명령을 받은 뒤에야 종합건강검진을 새로 실시했다.

한국타이어는 해명자료에서 ‘밝고 따뜻하고 보람있는 일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6명이 죽은 뒤에야 행동을 취하고, 사과 한마디 없는 이 회사가 얼마나 따뜻한 일터인지 의문이 든다. 15구의 싸늘한 주검 앞에서 이 같은 표현을 다시 읊을 수 있을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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