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왑포인트 2년반만에 상승 반전… 조선업체 매도 강도 약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지 않았다. 메릴린치의 부실 규모 확대 예상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팔자(원화 팔자-달러 사자)에 적극 나서면서 달러 가치 하락을 막았다.
반면 선물환율이 크게 올랐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생길 손실을 피하기 위해 현물환을 팔고 선물환을 사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과 같은 937.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933.8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인하 시사 발언으로 글로벌 달러 가치가 하락했던 영향이다. 오전중 국내 주식도 상승세를 타면서 환율 하락압력을 키웠다. 수출업체들과 투기세력들이 합세해 달러 팔자에 나서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국내 증시가 급반락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933.80원을 바닥으로 삼고 반등시도를 한 것이다. 메릴린치의 4분기 모기지 관련 손실처리 규모가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1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면서부터였다.
코스피 지수는 1800선이 붕괴됐고 환율은 반등 시도에 본격 나섰다. 오전중 달러 팔자에 나섰던 세력들의 움직임이 잠잠해지고 반대로 사자세가 힘을 얻으면서 환율은 한때 939원까지 올랐다.
현물환율이 요동을 치는 사이 선물환율은 꾸준히 올라 현물환율을 넘어섰다. 스왑포인트(선물환율-현물환율)의 상승반전은 2년 반만의 일이다.
스왑포인트의 상승 반전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전날 버냉키 연준 의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의 경기 하강 리스크를 막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외화 조달을 통해 국내 채권 매수를 하는 차익거래가 증가한 점도 선물환율 상승에 일조했다. 반면 오전중 달러 팔자에 적극적이었던 조선업체들이 오후 들어 선물환 매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선물환율 하락압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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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주식 시세에 따라 환율이 움직이는 장세가 지속됐다"며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는 꾸준했지만 선물환율 상승 폭에 비하면 매도 강도가 약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당분간 930원과 940원 레인지를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