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미래에셋 보유주 폭락…음모적 시각도
전일 시장의 관심사는 단연 '미래에셋 보유주'였다.
지수 전체는 3%하락했지만 국내 증시 수탁액의 1/3을 거머쥐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량보유 종목들은 10%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들어 외인의 매도 탓에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전일의 폭락은 외인매도 때문이 아니었다. 외인매도 보다는 그간 미래에셋 보유종목 '추격매수'하던 투신권의 매도세가 폭락을 견인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15%를 보유한현대중공업(367,000원 ▼8,000 -2.13%)은 -10.5%, 8.3%를 보유한두산중공업(98,100원 ▼2,800 -2.78%)은 13.6%, 15.37%를 보유한LS전선(268,000원 ▼9,000 -3.25%)은 -13.2%폭락했다. 심지어 16.35%를 보유한두산(1,203,000원 ▼36,000 -2.91%)과 15.99%를 보유한SK케미칼(54,100원 ▼1,300 -2.35%)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9.31%를 지닌NHN(212,500원 ▲1,000 +0.47%)과 15.81%를 보유한서울반도체(9,500원 ▲130 +1.39%)도 예외없이 각각 -12.6%, 8.9%폭락했다.
조선업종에 대한 외인의 매도세는 100억원 정도로 전일보다 1/10로 줄었지만 주가는 폭락했다. 미래에셋과 함께 외인매도에 맞서 싸우던 투신과 기관이 10일만에 매도로 전환한 것이 촉매가 된 듯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이 못버티고 주식을 판다'는 추측도 있지만 전일 매매패턴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먼저 기타법인 매매와 비차익거래가 순매수로 나타나고 있다. 전일 장 막판 무려 1800억원이 넘는 매수를 쏟아낸 기타법인 창구에는 미래에셋의 폐쇄형 뮤츄얼펀드인 디스커버리와 인디펜던스의 매수가 많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미래에셋이 모델포트폴리오를 따라 집중적으로 매매하는 만큼 비차익거래를 통해 모델포트폴리오를 바스켓으로 구성해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일 비차익거래는 1662억원 순매수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주식을 팔고 있지 않다고 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지난해 이들 보유종목이 많이 올랐지만, 지분율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늘려왔다"며 "지분율 변동은 매월 1%전후로 이뤄지며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갑자기 매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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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말대로라면 어쨌든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미래에셋 보유주를 먼저 팔고 있다. 지난해 관련주들이 급등하자 '추격매수'에 나섰다가 외인매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못 버티고 먼저 탈출하고 있다. 지난해말 국내 주식형펀드의 실제 포트폴리오는 일부 가치주 펀드를 제외하고는 거의 미래에셋의 포트폴리오와 유사한 형태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 보유주들의 폭락을 음모론적 시각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미래에셋에게 '맛 좀 봐라'는 식으로 주식을 던진다는 추측이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실제 '따라사기'에 이은 '먼저 도망가기'라면 이는 곤란하다. '너 죽고 나 죽자'식의 진흙탕 싸움은 미래에셋이 아니라 결국 기관들과 한국의 펀드투자자들에게 독이 될 것이다.
미국증시가 반등 이틀만에 하락했다. 0.5%p 금리인하와 재할인율 인하발표가 급등세를 연출하기도 했지만, 이미 알려진 재료가 반등세를 오래 끌고 가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기관과 연기금의 '소극적 플레이'탓인지 한국은 미국이 반등할때 내리 하락했고, 아시아 증시 내에서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채권보증업체의 자금난 소식탓에 미국시장 선물도 하락하고 있어 어려운 증시가 예상되지만, 소신있는 매니저들의 철학있는 매매를 기대해본다. 그것이 그 철학을 믿고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자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