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유럽 부품전진기지'..모비스 유럽부품판매총괄법인(MPE)을 가다
독감이 크게 유행할 경우 의사들은 (환자가 많아졌다고) 좋아할 수 있을까. 자동차 고장이나 사고가 많아질 경우 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부품수요가 많아져) 기뻐할 수 있을까.
두개의 상황 모두 한쪽의 불편함이나 고통이 다른 한쪽에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호재지만, 마냥 좋거나 기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명의 소중함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은 그 자체가 완성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생기면 신속·정확하게 공급을 해주는 것이 생명이다. 마치 의사가 환자에게 신속하게 적절하고 정확한 처방을 내려야 하는 것처럼.
유럽연합(EU) 본부가 위치하고 있어 '유럽의 심장'으로도 불리는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50분 정도 달린 후, 루멘(Lummen) 시내로 들어가는 표지판을 따라 국도로 접어들자 'MOBIS' 란 간판과 함게 깔끔하게 생긴 3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유럽에서 운행되는 현대·기아차의 애프터서비스(AS) 부품 및 용품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현대모비스(500,000원 ▼2,000 -0.4%)유럽부품판매총괄법인(MPE)의 사무동 건물이다. 사무동 인근(도보로 약 5분 거리)에는 면적이 5만2천㎡(약 1만5000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창고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은 유럽에 판매된 자동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곧바로 신속·정확하게 부품을 공급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부품창고다.
현지에서 만난 MPE의 이용호 부장은 "루멘은 반경 300km내에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등이 위치해 있고 주요 항구와 공항에도 1시간내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MPE는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발판으로 현대차의 유럽시장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매년 15%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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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곳 부품창고에서는 하루에 컨테이너 14개 분량의 부품이 유럽전역으로 발송되고 있다. 이날도 창고 안에서는 로봇이 자동으로 부품박스를 비닐로 포장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현지 직원들이 각 지역으로 보낼 부품을 분류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창고 안내를 맡은 박정배 차장은 "이곳 부품은 한국에서 75%를 공급받고 나머지는 슬로바키아와 터키, 인도 등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이 중에서도 범퍼와 헤드램프, 후드 등 이른바 '고순환 품목'이 전체 부품 숫자의 15%에 불과하지만 매출비중은 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MPE는 유럽 전역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물류합리화를 위해 독일(동구 중부 담당)과 영국(영국·아일랜드·말타·싸이프러스 담당)에 각각 산하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또 유럽 북구의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발틱3국 등을 담당할 스웨덴 물류창고도 오는 11월을 목표로 신축하고 있다.
이용호 부장은 "현재 현대 및 기아차 정규 대리점 65개를 통해 유럽 전역에 AS부품을 하루 이내에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95%대의 부품공급률(Fill Rate)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MPE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유럽내 AS부품사업을 지휘하는 본부로서 권역별로 위성창고를 운영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AS부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통합 물류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5년 러시아물류센터와 영국물류센터 설립했고, 2006년엔 독일물류센터를 신축 이전했다. 이어 올해에는 영국물류센터를 신축해 운용할 계획이며 스웨덴을 시작으로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등에도 물류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부장은 "중국 차세대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에 착수한 유럽형 운영시스템이 운영되는 2010년에는 물류 관리를 직영화한 '중앙집중식 재고관리시스템'을 통해 물류비용의 절감과 함께 수익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