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책은행도 '얼리버드 붐'

[기자수첩]국책은행도 '얼리버드 붐'

권화순 기자
2008.03.13 08:13

"일찍 일어난 새는 너무 졸려서 낮잠도 자겠지요?" 새 정부 들어 '얼리버드(조기출근)' 붐이 일면서 '피곤한 얼리버드'의 성토가 잇따른다.

청와대와 관가에서 시작된 '얼리버드'는 최근 금융권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새벽형 인간'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다.

우선 국책은행들이 줄줄이 임원회의 시간을 앞당겼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60명의 임원이 참여하는 혁신간부회의를 오전 9시에서 8시로 1시간 당겼다. 이에 맞춰 임원회의 시작 시간도 오전 9시에서 8시로 조정됐다.

수출입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주 월요일 여는 본부장 회의가 1시간가량 앞당겨져 오전 8시에 시작된다. 기업은행과 예금보험공사도 '얼리버드' 행렬에 동참했다.

 현재까지는 임원회의에 국한된 이야기다. 하지만 일선 지점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벌써부터 대고객서비스 교육인 CS를 아침 일찍 실시하는 지점이 생겼고, 부서 회의 시간을 앞당긴 곳도 여럿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리버드'에 부정적인 공무원들에게 '머슴론'으로 일갈했다. 이 대통령은 "주인인 국민보다 일찍 일어나는 게 머슴이 할 일인데도 머슴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서야 되겠냐"고 비판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갑자기 들이닥친 변화에 금융권도 달갑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금융회사 한 직원은 "돈을 만지는 일을 하는 금융기관 종사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집중력이 중요한데 조기 출근으로 깜빡 졸기라도 하면 사고가 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일찍 출근해 하루를 여유있게 준비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몸'이 바빠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서비스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강요된 부지런함'이 어떤 효과를 낼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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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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