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지원군으로 변신…삼성전자 연최고치 경신
별 기대는 없는 장이었다. 연일 급등하던 뉴욕증시가 소폭 상승(다우는 0.1% 하락)한 정도로는 주식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기관이 변화될 수 없음을 익히 알고 있었다.
연일 상승했던 피로가 누적됐을 수도 있고 외국인이 전날과 같은 5000억원대의 주식 순매수를 이어갈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혹여 주가가 빠지지나 않나 하는 우려감이 더 컸던 게 사실이다.
투신권(자산운용사)은 이날도 1672억원을 순매도했다. 19일부터 6일째 순매도 행진이다. 외국인이 나흘 연속 주식 순매수로 방향을 돌렸지만 주가 상승을 주식 처분 기회로 삼고 있다.
여전히 향후 장세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이고 적립식 펀드로 유입되는 돈도 현격하게 줄었기 때문에 3월 분기말 결산을 앞두고 수익률 관리 차원의 윈도드레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등락종목 통계도 밋밋한 장세를 뒷받침한다.한신공영(16,190원 ▼100 -0.61%),큐엔텍코리아(726원 ▲5 +0.69%)등 상한가가 2개 종목으로 KSD 하나인 하한가를 앞섰을 뿐 52주 신고가가동일산업(38,100원 ▼400 -1.04%),대한제강(12,130원 ▼270 -2.18%),경인양행(5,050원 ▼280 -5.25%), 비타아이 4개 인 데 반해 52주 신저가는S-Oil(118,200원 ▼3,800 -3.11%),한국유리,대한펄프(1,935원 ▼8 -0.41%),율촌화학(24,750원 ▼650 -2.56%),삼일제약(9,110원 ▼70 -0.76%)등 13개 종목으로 3배나 많았다.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종목도미원상사(142,400원 ▼900 -0.63%),대원화성(906원 0%),남광토건(10,020원 ▲580 +6.14%)등 17개 종목인 데 비해 연최저치를 기록한 종목은롯데관광개발(20,350원 ▼50 -0.25%),성지건설,동부정밀(1,969원 ▲12 +0.61%)등 29개 종목에 달했다.하락종목이 455개로 329개의 상승종목을 앞섰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7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9월19일∼10월2일 이후 5개월 반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날은 5일 이동평균선(1655.79)이 20일 이평선(1651.99)를 상향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도 발생했다.
9시4분 1670.31로 하락하며 일저점을 기록하고 10시19분 1681.91로 상승하며 일고점을 기록한 뒤 오후 3시까지 남은 4시간반 동안 특별한 재미가 없었던 장세에 비하면 얻은 수확이 큰 날이었다.
독자들의 PICK!
이날 또 얻은 것은 이제 환율(FX)이 증시에 우군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 17일 코스피지수가 1537선으로 폭락할 당시 1032원까지 폭등했던 원/달러환율은 주가에 적이었지만 전날 20.9원 폭락한 뒤 이날 안정세를 찾으면서 수출기업에 도움을 주는 지원군이 됐다.
전날 976.2원까지 추락했던 환율이 이날도 급락세를 이어갈 경우 환율 변동성 재확대에 따른 교란 작용이 우려됐겠지만 980원대를 회복하면서 1000원선 중심의 안정적인 박스권을 확보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원/달러환율이 30원 이상 폭등하고 20원 이상 폭락했다면 위 아래로 나올 변동성은 다 보여준 셈"이라면서 "앞으로는 박스권에 갇힐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주 1030원대로 폭등할 당시 정부당국이 달러매도개입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을 막은 반면 이날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이 환율 하락 방어 구두개입에 나선 것에 비추어 향후 원/달러환율은 1000원±30원, 즉 970∼1030원의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06년부터 올 3월초까지 지속됐던 920∼970원의 박스권에서 레벨업 한 것이기 때문에 수출기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원/달러환율 뿐만 아니라 엔/달러 등 미달러 동향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은 끝모를 추락세를 보이던 미달러를 이용해서 상품시장에 투기매수세가 넘쳤지만 지난 공개시장회의(FOMC)를 기점으로 미달러 약세추세가 종료되면서 경기와 증시에 해악을 몰고 온 상품가격 급등세가 종료됐다.
비록 미달러가 강세로 돌아서지는 못하더라도 약세를 재개하지만 않는다면 달러약세와 상품가 폭등에 베팅하던 돈이 외환시장과 상품시장에서 빠져나와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
이날 또 한가지 얻은 수확은삼성전자(271,500원 ▲5,500 +2.07%)가 연최고치를 경신한 점이다. 비록 개장가로 한번 거래됐을 뿐이지만 시총 상위종목이 연최고치나 신고가 대열에 합세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일이다.
60일선(1698.66)이 멀지 않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면서 베어마켓랠리를 언급하는 비관적인 관점이 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20일 이평선이 우상향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면 우하향의 60일선을 돌파하는 것도 먼 얘기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