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공인한 위안/달러 환율까지 마침내 6위안대로 떨어졌다. 10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환율을 6.9920위안으로 고시했다.
주중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연이어 장중 환율이 7위안 붕괴를 나타내며 고시환율도 곧 6위안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2005년 7월 페그제가 폐지된 이후 고시환율 7위안대가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안화의 절상은 기본적으로 중국 경제의 고성장과 미국의 경기침체 때문이다. 두 나라간 펀더멘털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은 세계 선두권의 고성장을 지속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이번 신용경색으로 공적 자금 투입까지 예상되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 외환당국이 일일 변동폭을 상하 0.5%로 제한하고 있지 않았다면 7위안 붕괴는 이미 지난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두 나라의 경제 여건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은 국가외환관리국의 인정을 받은 국내외 은행 13곳의 호가를 받아 계산한 기준환율을 외환시장 개장과 함께 발표하고 있다.
이번주 위안화 절상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주초인 7일만해도 7.017위안대에 거래됐으나 8일 들어 급락, 장중 7위안대가 깨졌다.
여기에는 급등하는 물가를 잡고 동시에 급락하는 증시를 부양해야하는 중국 정부의 복잡한 계산이 깔렸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절상을 통해 수입 물가를 떨어뜨리고 이를 통해 국내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급등에 힘입어 11년만에 최고치인 8.7% 치솟자 당국은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올들어서만 두차례 인하했다. 지난해에는 금리를 6번이나 인상했다.
그러나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다. 1분기 물가 상승률이 8%에 이를 것이라는 공상은행 전망도 나왔다.
대신 증시만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해 10월 6000선을 넘던 상하이종합지수가 이번달 들어 3400선마저 무너졌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중국의 관영 신문들이 보도하지 않고 있지만 주식계좌를 갖고 있는 1억5000만명의 인민들이 불만이 적지않다며 사회문제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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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금리인하를 더이상 하지 않는다는 시그널로 읽히면서 증시안정에도 적지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행(BOC)의 탄 얄링 애널리스트는 최근 "정부가 물가 억제를 위해 통화 가치를 빠르게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치뱅크 미즈라 베이그 외환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의지를 들어 "2분기에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안화 절상은 미국 정부가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였다. 특히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중심으로 중국 정부에게 큰 폭의 위안화 절상을 장기간 요구했다.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미국은 위안화 절상이 없어서는 안되는 교역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이같은 요구에 뚜렷한 응답을 하지않았다.
일부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카드를 미국에 제시했다고 관측했다. 티베트 독립 운동 소요사태로 성화 봉송이 유례없이 수난을 당하고 일부 국가는 개막식 불참까지 검토하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이라는 현실적인 '당근'을 제시해 미국을 다독거리고, 이를 통해 올림픽 성공을 보장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그동안 중국 정부의 완고한 태도를 강하게 비난하던 폴슨 장관도 지난주 방중에서는 매우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위안화절상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지고 있음을 인정하며 중국 정부의 노력을 '치하'한 것이다.
폴슨 장관은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가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하며 바람직한 조치이기 때문에 중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폴슨 장관의 이 말은 더 빠른 위안화 절상을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러나 지난 8일자 기사에서 중국은 자급 자족 국가에 가깝고 물가상승은 식료품 가격의 일시적인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위안화 절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은 착시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안화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절상될 것이기 때문에 '베팅'해 볼만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