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비관론 vs 낙관론

[오늘의포인트]비관론 vs 낙관론

오승주 기자
2008.06.12 11:53

'고유가쇼크' 어떻게 전개될까

국내증시가 또다시 폭발한 유가 폭탄으로 휘청대고 있다. 최근 2거래일간 5% 가까이 급락한 국제유가(WTI 기준)는 12일 장중 138달러를 찍는 등 다시 치솟아 글로벌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증시도 '고유가쇼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이날 장중 1750선이 위협받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인 유가는 향후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내 증시의 대표적 신중론자와 낙관론자를 통해 향후 장세를 가늠해 본다.

◇200달러 가능성 배제 못한다-이종우 HMC증권 센터장

국내증시의 대표적 신중론자로 불리는 이종우HMC투자증권(12,200원 ▼740 -5.72%)리서치센터장은 국제유가의 200달러 도달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센터장은 "유가가 어디가 꼭지인지 알기 어렵다"며 "현재도 분명히 높은 수준이지만 글로벌증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압력은 꾸준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에 대한 근본원인을 짚어보는 게 우선 과제임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투기수요 득세와 달러약세 등을 일반적인 유가급등의 원인으로 이야기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이머징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유가가 오를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글로벌증시는 중국 등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생산으로 '골디락스'를 누려왔다"며 "하지만 지난 십몇년 동안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이머징국가들의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원유 등 원자재의 필요성이 폭증해 공급이 달리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이머징 국가들이 세계경제에 편입해 효과는 누렸지만 싼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원유가격의 상승을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머징시장도 벌어들인 외화를 축으로 소비가 증가하면서 원자재와 원유의 사용급증을 불어일으키는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구도를 유지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며 "원유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피할수 없고 충격은 오래 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꼭지로 하고 하락한다해도 문제는 남는다. 기존의 2자릿수로 하락하기는 쉽지 않으며 잘돼야 100~120달러 수준에 머물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유가가 안정된다 해도 고유가 형태의 부담은 남는 셈이다.

이 센터장은 "여전히 3자릿수의 유가는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며 "과거의 경우 고유가 도래시 평균 2년 정도는 경기가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가 강세에 따른 경기둔화는 증시에 반영돼 부분적으로 오르고 주저앉고를 반복하겠지만 제자리를 찾아가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의 국내총생산도 부분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도 제외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대목은 고유가 부담이 경제를 짓누르면서 저성장이나 둔화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2009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GDP가 2% 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본다"며 "국내증시도 영향을 받아 단기적으로는 16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증시는 글로벌 펀더멘탈이 고유가에 훼손되는만큼 국내증시도 올해 장중 기록한 1900선을 넘기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지금이 고점, 200달러까지 안간다-신성호 동부증권 센터장

신성호동부증권(15,420원 ▼190 -1.22%)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150달러 선에서 고점을 치고 하락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유가가 오르더라도 국내 수출기업들의 지역다변화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어 국내증시의 추세는 망가뜨려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신 센터장은 "골드만삭스 등 해외에서 내놓는 유가 전망이 터무니없다"며 "구조적으로 수급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올라가는 것은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계점의 근거는 유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어들게 돼 있고, 투기세력도 최근 거래량이 감소하는 기미를 보이는 등 서서히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인다는 주장이다.

유가는 150달러를 넘기 힘들며 넘더라도 순간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신 센터장은 또 "경기구조로 봐도 유가 급등으로 고통받는 국가가 있는 대신 신난 나라도 많다"며 "러시아와 남미 등 산유국은 늘어난 외화로 소비가 확대돼 국내기업들의 수출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까지 수출은 전년대비 21.3% 증가했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신센터장은 "국내 산업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구축돼 있어 유가 상승 충격을 수출로 흡수가 가능하다"며 "주가는 기업이익의 가치임을 감안하면 유가에 크게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센터장은 "수출이 주 원동력인 국내기업들의 부채비율도 100%이하를 나타내고 있어 내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하지만 증시는 수출기업의 이익성장세를 기반으로 가치를 높일 기회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현재 금리 자체가 낮아 부담이 적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의 1분기 GDP가 전년동기 대비 0.8% 플러스 성장으로 예상보다 좋았다"며 "미국의 GDP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GDP가 세계전체 차지하는 비율이 예전에는 38% 가량이었지만 현재는 28% 정도로 낮아졌음을 지목했다.

신 센터장은 "예전에는 실물경제가 미국에 휘둘렸지만 지금은 요인이 달라졌다"며 "부담이 되는 부분은 세계 금융자금의 절반 이상이 미국시장에 몰려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요인도 자금 이탈을 통해 자국시장의 갑작스런 붕괴를 막기 위한 미국당국의 노력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큰 악재로 대두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 센터장은 "잠시 유가 충격에서 국내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하반기에는 코스피지수 2000선을 다시 뚫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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