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MS와 IT협력 실질적 주도...스티브발머 CEO와 나란히 대표 서명
"자동차 산업에서 전자,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앞으로 차량 IT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겠다."
3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열린 '차량IT 혁신센터' 개소식. 아침 일찍부터 행사를 챙겨온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협력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환한 미소로 악수를 나눴다.
정 사장은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다른 일정을 위해 서둘러 떠나는 스티브 발머 CEO 일행을 현관까지 직접 따라 나가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날 계약체결 행사에는 지난 6월 빌 게이츠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스티브 발머가 직접 참석한다는 점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 사장이 대표로 나왔다. 정 사장은 행사 막바지에 진행된 서명에도 현대·기아차 대표자격으로 직접 사인을 한 뒤 다른 귀빈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마쳤다.
정 회장은 대신 개소식에 앞서 스티브 발머를 따로 만나 상호 협력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한 뒤 정작 행사에는 정 사장을 참석시키면서 '힘'을 실어줬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빌게이츠 회장이 직접 방한한 가운데 열린 전략적 제휴 계약 체결식에도 정 사장을 대표로 내보냈다.
이는 정 사장이 MS와의 전략적 협력을 직접 이끌어 낸 장본인이라는 점을 감안한 의도로 보인다. 단순히 아버지인 정 회장을 대신한 '얼굴마담'이 아니라 차량용 IT를 비롯한 그룹의 미래 사업을 책임질 최고 경영진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정 사장은 과거 빌 게이츠와의 인연을 살려 MS와의 IT 제휴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냈다. 그는 2006년초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차세대 리더' 자격으로 처음 참석해 빌 게이츠 전 회장과 인사를 나눈 것을 계기로 교분을 쌓기 시작, MS와의 제휴를 막후에서 실질적으로 주도해 왔다.
지난 5월 맺은 MS와의 전략적 제휴가 그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면 이번 차량IT혁신센터 설립은 게이츠의 후계자인 스티브 발머와의 또 다른 친분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정 사장은 MS측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각도로 협력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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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IT사업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로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 회장도 이날 "현대·기아차와 MS간 협력이 양사간 사업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표했다.
정 회장은 빌 게이츠 전 회장과 2000년 6월 자동차 사업과 정보기술 사업 분야의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협력의 기틀을 닦아 놓았고, 정 사장은 그 뼈대를 완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현대·기아차는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IT사업을 이끌어 갈 정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자연스럽게 그룹의 미래를 공유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