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은행 ATM에 얼굴인식 기능 요청..은행, 부작용 우려
앞으로 은행 자동화기기(ATM)에 '얼굴 없는 이용자'를 가려내는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군포 여대생 실종사건을 계기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타인 카드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시중은행 등 은행권 ATM 운용책임자들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 프로그램 도입여부를 논의했다.
지난달 16일 군포 여대생 사건 용의자를 좇던 경찰청이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ATM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은 이르면 다음 주 경찰과 회의를 열어 프로그램 적용 가능성 등을 타진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얼굴인식 프로그램'은 이용자의 눈, 코, 입, 얼굴 윤곽선, 얼굴의 생동감 중 하나라도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을 경우, ATM이 현금지급 등 일체의 작동을 거부하도록 짜여졌다.
이 프로그램의 대당 단가는 10만~20만원 선으로, 총 도입비용은 최대 1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 4만8000여대의 ATM을 운영하고 있는 은행권에 아주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은행권은 이 프로그램 도입시 부작용을 더 걱정하고 있다. 절대 다수인 일반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지능화된 범죄자들이 이를 무력화하는 대안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생체인식기술에서 가장 앞선 일본조차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이용자의 눈동자, 코, 입 부위가 선글라스, 모자, 헬멧 등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을 경우 ATM작동을 거부한다"며 "시력이 안 좋아 안경을 늘 써야 하거나 신체적인 문제로 모자나 마스크 등을 써야 하는 고객, 또는 앞 머리가 이마를 덮거나 수염을 기른 고객 등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권은 이 같은 조치가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범죄 용의자가 직접 얼굴을 가리는 대신, 제2의 인질을 통해 대리 인출을 시도할 경우 막을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 경우 용의자에 대한 CCTV 촬영자료 조차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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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05년 외환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시범도입 했으나, 정상이용 고객에게 '얼굴을 들어라' '기기와 거리를 조절하라' 는 등 정정요청 메시지가 자주 나와 고객 불만이 높아지자 사용을 중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