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 김흥국은 현금인출기 사용불가?"

"박상민, 김흥국은 현금인출기 사용불가?"

임동욱 기자
2009.02.03 17:19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경찰, 은행 ATM에 얼굴인식 기능 요청..은행, 부작용 우려

앞으로 은행 자동화기기(ATM)에 '얼굴 없는 이용자'를 가려내는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군포 여대생 실종사건을 계기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타인 카드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시중은행 등 은행권 ATM 운용책임자들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 프로그램 도입여부를 논의했다.

지난달 16일 군포 여대생 사건 용의자를 좇던 경찰청이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ATM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은 이르면 다음 주 경찰과 회의를 열어 프로그램 적용 가능성 등을 타진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얼굴인식 프로그램'은 이용자의 눈, 코, 입, 얼굴 윤곽선, 얼굴의 생동감 중 하나라도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을 경우, ATM이 현금지급 등 일체의 작동을 거부하도록 짜여졌다.

이 프로그램의 대당 단가는 10만~20만원 선으로, 총 도입비용은 최대 1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 4만8000여대의 ATM을 운영하고 있는 은행권에 아주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은행권은 이 프로그램 도입시 부작용을 더 걱정하고 있다. 절대 다수인 일반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지능화된 범죄자들이 이를 무력화하는 대안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생체인식기술에서 가장 앞선 일본조차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이용자의 눈동자, 코, 입 부위가 선글라스, 모자, 헬멧 등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을 경우 ATM작동을 거부한다"며 "시력이 안 좋아 안경을 늘 써야 하거나 신체적인 문제로 모자나 마스크 등을 써야 하는 고객, 또는 앞 머리가 이마를 덮거나 수염을 기른 고객 등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권은 이 같은 조치가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범죄 용의자가 직접 얼굴을 가리는 대신, 제2의 인질을 통해 대리 인출을 시도할 경우 막을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 경우 용의자에 대한 CCTV 촬영자료 조차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2005년 외환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시범도입 했으나, 정상이용 고객에게 '얼굴을 들어라' '기기와 거리를 조절하라' 는 등 정정요청 메시지가 자주 나와 고객 불만이 높아지자 사용을 중지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