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사례로 본 '고수'들의 투자패턴

[내일의전략]사례로 본 '고수'들의 투자패턴

오승주 기자
2009.02.05 16:53

똑똑해진 개미 박스권서 '치고 빠지기'...1200 안착 난항

#서울 강남의 100억원대 재산가 A씨(55). 그는 지난해 11월초 코스피지수가 1000선과 1100선을 넘나들 때삼성전자(193,100원 ▲6,900 +3.71%)POSCO(349,000원 ▲1,500 +0.43%),현대중공업(371,500원 ▼3,500 -0.93%)등 우량주를 바구니에 담았다.

10여년 이상 주식투자를 한 그는 향후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이들 국내기업은 '망하지 않을 기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A씨는 이들 우량 종목에 30억원 이상을 투자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정세로 코스피지수가 1100선을 지탱하자 추가로 건설과 은행 등 모멘텀 회복세를 타면서 가파르게 급등하는 종목을 샀다.

다만 단기매매에 쓴 투자금액은 3억원 가량으로 적은 편. A씨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해제와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관련주가 상승하자 10% 정도의 차익만 얻고 매도했다. 최근에는 그린성장 등 정책수혜주를 중심으로 단기매매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주는 장기성장성을 바라보고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비교적 소액은 모멘텀 플레이에 열을 올린다.

모 증권사 강남지역 PB S팀장은 "삼성전자와 POSCO같은 대형주들은 올초부터 반등세가 커지면서 A씨는 차익을 남겼다"며 "거액자산가들은 이처럼 코스피지수가 낮을 때 우량주를 묻어놓고, 박스권에 갇힌 최근 장세에서는 단기매매를 하는 등 장단기 투자 전략을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A씨가 지난해 11월초 주당 48만원대에 매수한 삼성전자는 5일 52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3달간 8.5% 상승했다. POSCO는 지난해 11월 35만원대에 사들였다. 5일 종가는 38만1000원. 3달 사이 8.9% 올랐다.

S팀장에 따르면 A씨는 한동안 대형 우량주를 가져갈 것으로 전해졌다.

#"요즘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지수 1100선에 진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거액자산가는 장단기 시차를 두고 투자를 해도 상관없겠지만, 대부분 개인들은 1200선을 상한선으로 보고 그 부근까지 지수가 오르면 미련없이 처분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피시장의 개별 종목은 결국에는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1200선을 좀처럼 뚫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도 경기침체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복병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10~15%의 목표수익률을 정하면 욕심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모 증권사 지점 K씨)

#"개인투자자도 차별화된다. 현재 변동성 높은 장세에서 단기매매를 하는 개인은 '고수'축에 낀다. 그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증시에서 '살아남는 자'들이 대부분이다. 기관의 수급이 약화된 상태에서 외국인과 단기매매 대결을 벌일만큼 배짱도 두둑하다.

다만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 '실탄'이 두둑하지 못해 치고 빠지기에 능한 모습을 보인다. 실례로 5일 하이닉스 주가 움직임을 봐라. 하이닉스는 장중 8.7% 급등하며 1만350원까지 갔지만, 종가는 전날에 비해 1.8% 내린 9350원이었다. 장중 변동률이 10.5%에 달했다. 전날 장중 변동률도 9.2%였다.

모멘텀있는 차선급 주식을 사들여 하루짜리 단기매매도 능하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의 가격때문에 차선으로 선택한 하이닉스는 개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이다."

(10년 이상 지점근무 증권맨 K씨)

개인투자자들이 박스권 장세에서 능숙한 '치고 빠지기'를 보이며 코스피지수의 1200선 안착을 힘겹게 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영리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익률게임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지수는 5일 장중 1200선을 한달만에 회복했지만 장막판 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선물 매매로 전날에 비해 17.49포인트(1.46%) 하락한 1177.88로 마감됐다.

외국인들의 지수선물시장에서 매매패턴이 장후반 지수의 내림세를 유도한 면도 있지만, 이날 증시 하락세는 개인들의 매도세도 한 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939억원 순매도를 포함해 최근 3거래일간 9686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사흘간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순매도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140선 중반에서 장중 1200선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수가 상승기조를 이어갔지만, 6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6거래일간 281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이날을 제외한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탔다. 지수가 상승하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선 지점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영리함과 순발력까지 갖춘 '고수'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1100선 부근에 증시에 들어와 1200선을 상한선으로 두고 단기매매에 정통한 '플레이어'들이라는 것이다.

송정환현대증권도곡지점 과장은 "현재 증시는 '고수들의 게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많은 노력을 투자하면서 미국과 유럽증시, 글로벌 경제의 흐름 등을 꿰뚫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송팀장은 또 "개인들은 향후 정책기대감 높은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최근의 매매경향"이라며 "실력이나 내공을 갖추지 못한 채 자신감만 갖고 덤비는 개인은 상당한 리스크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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