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에쿠스' 탄생의 비밀

'신형 에쿠스' 탄생의 비밀

김보형 기자
2009.04.09 11:38

450대의 엔진 분해·조립, 300여대 시험차 주행 테스트 거쳐

↑현대자동차가 5년 동안의 연구끝에 개발한 '에쿠스'
↑현대자동차가 5년 동안의 연구끝에 개발한 '에쿠스'

"현재의 에쿠스 만으로는 BMW, 렉서스, 벤츠 등의 프리미엄 대형차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통할만한 고급 세단'을 만들자는 야심찬 포부. 현대차 '신형 에쿠스' 탄생의 시발점이었다.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총괄본부가 펴낸 '에쿠스 개발 스토리'에는 대한민국 럭셔리 세단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일념으로 땀 흘린 기술진들의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신차 개발과정을 연구원들이 직접 책으로 만든 것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현대차는 이 '에쿠스 개발스토리`를 1500여 부 제작해 사내에 나눠줄 예정이다.

현대차(495,000원 ▲5,000 +1.02%)는 2004년 7월 신형 '에쿠스' 개발 콘셉트를 '디자인적 진보, VVIP를 위한 고품격, 해외 고급차를 뛰어 넘는 상품성'으로 정의했다.

이를 위해 후륜구동 플랫폼 적용, V8 타우엔진을 탑재해 동력 향상, 세련된 디자인, 경쟁력 있는 신기술·신사양 탑재라는 세부 목표도 설정했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뿐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광수 프로젝트2팀 수석연구원은 "에쿠스 개발 과정은 내부 경영진의 비전과 경쟁차종을 뛰어넘는 기술, 고객 만족 등 거대한 산을 넘는 과정의 연속 이었다"고 회고했다.

먼저 후륜구동에 적합한 엔진을 만들기 위해 125명의 연구원들은 450여 대의 시험엔진을 분해하고 또 조립했다. 심지어는 크리스마스 전날에도 엔진시험팀 전원이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밤을 새웠다.

디자인도 고민거리였다. 기존 '에쿠스'의 보수적인 디자인 대신 '스포티'한 콘셉트로 목표를 설정하고 럭셔리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살리기로 했다.

박춘호 현대차 디자인팀 선임연구원은 "초기에는 럭셔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고급 레스토랑이나 갤러리 등에 가서 문화 체험을 많이 했었다"면서 "수많은 디자인 모델들을 제작하고 또 제작한 기억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수입 프리미어 브랜드들을 앞서기 위한 신기술 가운데 하나인 차량통합제어시스템(VSM) 연구과정에서는 '청 테이프'가 큰 역할을 했다.

직접 제작한 더미 카에 충돌시험을 할 때마다 스티로폼은 떨어져 나왔고 연구진들은 청 테이프로 둘둘 말아가며 테스트를 계속했다.

그러나 국내고객을 상대로 시작한 첫 품평회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외장 디자인을 볼 때만 해도 "외제차 같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내장재를 보고는 "영 아니다"는 반응이 나온 것.

이후 전체적인 변경 과정을 거쳐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극세사 스웨이드(인공가죽)로 실내를 마무리했다.

완벽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테스트 과정도 험난하기는 마찬가지. 300여 대의 시험 차들은 100만Km가 넘는 거리를 달렸다. 엔진이 터질듯 한 속도로 고속 주회 로를 도는 것은 기본이고 영하 수십 도로 내려가는 강설시험장에서 한 겨울을 보냈다.

특히 저온 다습한 조건을 경험하기 위해 안개가 자욱한 새벽녘에 화천댐 주위를 운행하는 목숨을 내건 시험도 진행했다.

2009년 2월 26일 드디어 '에쿠스' 양산 1호차가 성공적으로 생산됨으로써 5년여에 걸친 긴 여정이 끝이 났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