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의 변심? IT에서 경기민감주로

외인의 변심? IT에서 경기민감주로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8.10 12:54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시장의 미세한 변화 흐름(2)

언제나 이렇게시장에서 최후의 비관론자마저 사라지게 되는 순간에 오히려 시장은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있다.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때에 악마의 발톱은 행동을 개시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때 일수록(비관론자들이 급격히 사라지게 되는 때) 시장의 작은 변화에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작은 변화들을 진중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달러화의 양적인 변화다.지난 주말 77선까지 하락했었던 달러 인덱스가 79까지 상승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시장의 중요한 방향타는 달러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상승에 마음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달러화가 갑작스레 방향을 바꾸게 된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실업률이었을 것이다. 무려 15개월 연속으로 상승만 하던 실업률이 0.1%p 라도 일단 하락을 했다는 것이 시장에 또다시 출구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부활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여전히 출구전략은 지금 당장 기우에 불과하다는 기본적인 생각에 변함이 없다. 또한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지금 당장 생각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웬일인지 시중 금리를 점차 높여가면서 정책 금리의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생각에 분명한 일침을 가하고자 영란은행에서는 양적완화의 규모를 더 강화해서 발표하기도 했다. 섣부른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의 생각을 봉쇄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일본 역시 2011년까지 디플레가 예상된다면서 당분간 통화완화정책이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역시 아직은 출구전략을 논의할 때는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분명하게 선을 그어 두자는 의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적어도 미세조정의 필요성은 당연시 하는 모습이다.

그런데...사실 달러화가 상승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트리거 라인까지는 약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달러화에 대한 양적인 변화 이외에도 질적인 변화가 감지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달러화는 시장에 위험이 커지면 즉각 강해졌고 위험이 작아지면 약해졌었다. 양적 완화 이후 달러화는 펀더멘털보다는 위험에 반응하는 화폐가 되었었다는 점은 이미 글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지난 주말에 달러화는 지금까지의 달러화처럼 위험에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펀더멘털에 반응했다. 지금까지 주가 상승을 하면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었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날은 대부분 주가가 약세를 보였었는데 이런 기본적인 공식이 무너진 것이다.

즉, 지난 주말장에서는 주가가 제법 큰 폭으로 상승을 했지만 그와 더불어 달러화가 덩달아 급등했다는 점이 질적으로 독특한 변화였다.

달러화의 양적 질적 변화 이외에 또 한 가지의 변화가 있었다.외국인들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우리네 시장에서 주로 IT와 자동차 등을 강력하게 매수했었다.

너무 강한 상승에 고평가 논란이 있었고 기관투자자들의 매물 공세를 받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IT에 대한 애정은 한결같이 지속되었었다.

IT와 자동차는 특히 달러화가 강해질수록, 그러니까 원화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수출 환경은 좋아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수개월째 원화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들이 IT와 자동차를 강력하게 매수했었던 것은 비달러화자산에 대한 매수, 즉 원화에 대한 대체제로서 대형주를 선택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거론한 바 있다.

지난 주말에는 달러화가 반격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이론적으로 수혜 업종이 되어야 하는 이들 IT에 대해서 오히려 처음으로 이틀 연속 외인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

즉, 지난 주말을 전후로 해서 외인들은 IT 라고 하는 첫사랑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라고 볼 수 있는 화학이나 철강 건설주 등으로 매수세를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이 독특한 변화였다.

외인들이 변심한 것일까? 그리고 이들의 생각은 과연 기조적일까?

그럼 이들 변화가 왜 생기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자. 역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감이 될 것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감은 가장 먼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특히 지난 상반기 중의 대출이 전체 중국 GDP의 절반수준을 넘어서게 되면서 유동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현재 대출 증가율은 지난 98년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이며 특히 늘어난 유동성이 당장 기업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부동산과 자본시장으로 상당부분 집중되면서 자산버블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추정하기로...상반기에 대출된 전체 대출금액의 20%에 달하는 1조 5000억 위안이 주식시장으로 순수하게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까 기업 설비 투자 명목으로 빌린 돈들의 20%는 주식시장으로 들어왔다는 말이 된다. 오죽하면 중국 금융당국에서 기업대출로 받은 자금은 대출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대출이 필요하게 되었던 대상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는 고육지책을 발표하기도 했을까...

아무튼 중국은 대출증가율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가장 먼저 출구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생긴 나라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미 전략 회의에서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보조를 맞추기로 했으니 지금 당장 금리 인상 등의 강경책을 동원하지는 않겠지만 이미 유동성 조절을 위한 채권발행을 8개 월만에 재개하면서 최소한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미세조정은 시작되었다는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외인들의 국채매도가 시작되는 기미가 수 주 전부터 감지되기 시작했고 기준물들의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출구전략의 우려감이 전염되기 시작한 것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감....시장은 출구전략에 대해서 의심하고 안도하고를 수 개월 동안이나 지겹도록 반복하고 있다.

마치 지난 2004년 초의 모습이 연상된다. 사실 아직까지도 필자는 지금 당장 출구전략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이제 겨우 유동성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적어도 중국처럼 대출 증가율이 확고하게 증가하기 전에는, 즉 시장이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에나 출구전략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지 재정투자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에 가시화된 지표상의 기록들에 대해서 너무 믿음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필자가 생각하는 적극적인 금리인상의 시기는 여전히 내년 초 주변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외인들의 비달러화자산에 대한 대체제로서의 우리네 대형주에 대한 매수가 전격적으로 중단된 것도 아니다. 단지 매수의 볼륨이 줄고 매수하는 대상이 바뀔 조짐을 조금 보였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즉, 시장의 조그만 변화가 물론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인해 캐리트레이드의 청산을 시도하는 외인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달러화의 약세에 더욱 투자하고 있는 외인들도 있는...매수세와 매도세의 대립이 진행되는 시기일 뿐이지 전격적으로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시작되었다고 선언하기도 좀 이른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경계감은 가져야 하는 시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캐리트레이드의 청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즉, 달러화의 상승속도에 따라 시장의 분위기는 바뀔 수도 있다.

마치 우리가 주식을 하면서 주가가 천천히 내려가면 가만히 있다가도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 손절이 급하게 몰리게 되어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패닉으로 연결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시장의 변화 조짐에 대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많은 비관론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고 달러화의 양적 질적 변화가 시작되었으며 이로 인해 외인들의 생각에 약간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런 변화가 지금 당장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적당한 경계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일단...향후 신규 매수의 필요성이 생긴다면 지금까지 주 타깃이었던 IT 대형주는 잠시 뒤로 미루어 두기로 하고 그보다는 이번 상승에서 비교적 소외되었었던 옐로우 칩이나 기계 건설 화학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켜야 한다.

물론 적어도 기간조정의 형태도 없다면 현재의 주식 비중은 유지하며 관망할 것이다.(현재 BW 포함한 고객 평균 주식비중은 약 70~83% 수준)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는 결정은 여전히 달러화 인덱스물의 상승 속도에 의해 판단할 생각이다.

지금 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상승하는 것이, 즉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인들의 이머징에 대한 매수의 본질적 이유가 달러화 약세에 대한 헤징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달러화 상승은 시장에 캐리청산이라는 강력한 악재를 만들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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