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의 가치와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기업들이 최근에 ‘디자인 경영’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디자인 경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좋은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고 싶은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 경영’이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일단 디자인 경영이란 말은 단지 최고 경영자가 ‘디자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커다란 매니지먼트 이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예쁘고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방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제품과 관련된 일련의 모든 단계가 디자인 포커스되어 계획되고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 조직과 구조를 갖추는 것이 바로 디자인 경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디자인 경영의 시작은 ‘디자인’을 경쟁 우위에 두고서 모든 부서와 조직원들이 디자인을 일상처럼 항상 중심에 두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 경영에서 디자인은 디자인실만의 역할이 아니라 재무, 영업, 마케팅, 가획 부서에도 디자인에 대한 몫이 있다. 이를 테면 재무제표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경영 혁신을 하는 것, 밸류 체인 상에 SCM(공급사슬관리)을 적용하는 것, 상품 기획을 하는 것 등도 모두가 디자인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를 단지 예술을 하는 사람들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포지션 아래 디자인 포커스된 이해와 역량을 발휘하는 모든 조직원들로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디자인 경영이 모든 부서의 통합과 협업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 성과로 만들어 내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가능하면 모든 이슈를 공유하고 이를 일상화하여 자연스럽게 프로세스로 만들어질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가장 자연스러운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의 방법 중 하나로 고유의 업무를 넘어서 혼성팀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크로스오버적인 조직 구성이다. 이러한 조직 속에서는 디자인 경영이 일상화 되고, 전체가 파트너십을 이루면서 디자인, 마케팅, 영업, 기획의 부서의 개념을 넘어서는 협력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크로스오버적 시스템 안에서는 기능이나 역할 간의 구분 없이 서로 영역을 넘나들며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디자이너가 세일즈를 하고, 개발자가 마케팅 아이디어를 말할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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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협력이 잘되는 조직 문화 속에서는 디자인 포커스된 아이디어나 실행안들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사실 대부분 기업 내부에서는 마케팅이나 영업, 홍보, 디자인 부서 간의 벽이 높기 때문에 디자인 조직이 다른 부분에 관여하기 어렵다. 그래서 제품 컨셉이 기획된다 하더라도 타 부서와의 소통과정에서 의도된 컨셉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그러한 컨셉이 흐려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조직원 개개인이 디자이너로서, 엔지니어로서, 경영자로서, 마케팅 플래너로서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활약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디자인 경영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디자인 경영은 조직과 부서간의 조화로운 파트너십이라고 하겠다. 이것은 흔히 디자인 경영에서 이야기하는 최고경영자 옆자리에 디자인 총괄자가 앉아 있어야 한다는 단순한 표면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조직 전체, 조직원 전체가 디자인 포커스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협업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룰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로 인해 조직 전체가 유기적인 가운데 자연스럽게 디자인 리더십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조직 전체에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